순절 담론의 서사화, <강도몽유록> (Narrative of discourse on Death for loyalty in )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전남대학교 인문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용봉인문논총 / 49호 / 109 ~ 141페이지
· 저자명 : 백지민

초록

병자호란 시 순절한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강도몽유록>을 순절 담론의 서사화라는 측면에서 조명하고자 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는 <강도몽유록>을 무능력한 지배세력·공신세력·남성들에 대한 비판의 텍스트로 읽거나 자기변호의 텍스트로 읽는 등 어떤 일관된 태도를 표명하는 작품으로 해석하였다. 필자는 <강도몽유록>을 통해 읽어내야 할 목소리는 단일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의 공존이며, 특히 순절을 둘러싼 다양한 입장과 상황을 제시하여 당대의 실상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를 위해 먼저 병자호란과 관련된 순절에 대한 공적·사적 기록들을 살펴보았다. 순절은 역사적 차원에서는 숭고하고 빛나는 행위지만, 개인적 차원에서는 안타까운 희생이기도 하다. 그러나 병자호란 후 순절에 대한 공적·사적 기록들에서는 미덕으로 포장된 일면만이 나타날 뿐이다. 나아가 순절하지 못한 인물에 대한 비판이 거세었고, 생존한 사람들은 죽지 못한 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변호해야만 했다. <강도몽유록>의 꿈속에서 발언하는 14명의 여인은 모두 순절한 인물들이지만, 순절에 대한 그들의 입장은 각기 다르다. <강도몽유록>은 공적·사적 기록들에 쓰이지 못했던 순절을 둘러싼 여러 상황과 다양한 입장을 병자호란 시 순절한 여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강도몽유록>에서 보이는 순절의 이념 자체는 긍정적인 것이다. 그러나 순절의 실제가 개인적 차원을 벗어나 정치적 차원에서 공론화되는 경우에 파생되는 실상들까지 형상화하여, 생존자였던 작가가 일정 부분 스스로를 변호하고자 했지만 그 과정에서 17세기 병자호란 당시의 참혹하고 비참한 기억의 형상화와 함께 전쟁 후의 공론까지 다양한 면모를 그리게 되었음을 살필 수 있다.

영어초록

This study sought to shed light on the epic narrative of discourse of death for loyalty in <Gangdomongyurok> which features the stories of women dying for defending their loyalty during Byeongjahoran War. Existing studies criticized the incompetent ruling powers, meritorious service powers, and men or the women's excuses on self-defense shown in <Gangdomongyurok> in a bid to interpret the work as expressing a consistent attitude. This study, however, saw diverse voices, instead of one voice, in <Gangdomongyurok>, as well as the diverse situations and positions surrounding death for loyalty, depicting the then reality. It thus examined the official and private records on death for loyalty during Byeongjahoran War. Loyalty is historically a praiseworthy deed, but is individually a sad sacrifice. However, such records of death for loyalty after Byeongjahoran War only describe death for loyalty as a virtue. Furthermore, those who failed to die for loyalty were harshly criticized, and had to defend their survival which was unavoidable for them. The fourteen women, who spoke in dreams in <Gangdomongyurok>, all died for loyalty, but their positions on death for loyalty varied. <Gangdomongyurok> presents the victims' voices about the diverse situations and positions surrounding death for loyalty - which were not written in official and private records -. <Gangdomongyurok> saw the spirit of death for loyalty as positive. However, the work indicated the negative aspects of death for loyalty when it was officially discussed beyond the boundary of individual matter, describing the horrible and miserable situations of the 17th century Byeongjahoran War as well as the post-war public discussion of the issue.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