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재의 실존과 유식불교의 삼성설 － 실존의 비본래성과 변계소집성 －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새한철학회
· 수록지 정보 : 철학논총 / 3권 / 49호 / 3 ~ 50페이지
· 저자명 : 권순홍

초록

이 논문은 현존재의 실존과 유식불교의 삼성설 사이의 대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일환으로 먼저 현존재가 그의 비본래적인 자기이해에 준해서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변계소집성에 견주어서 해명하고자 한다. 온갖 식들의 자증분에서 변현된 견분과 상분을 놓고 제6식과 제7식이 사아사법의 상을 띄워서 이 상을 실아와 실법으로 계탁하고 그렇게 집착할 때 변계소집성이 일어난다. 번뇌장과 소지장에 물든 중생은 인과 연으로써 생멸하는 의타기적인 사아사법의 상을 무명 및 혜의 심소와 함께 작용하는 능변계식의 계탁작용에 속아서 식 바깥에서 그 자체로 영원히 실유하는 실체적인 자아와 실체적인 법으로 집착하곤 한다. 의타기성의 사아사법의 상을 어떠한 인과 연도 없이 그 자체로 식 바깥에서 실유하는 실아실법으로 실체화할 때, 그렇게 실체화한 아법이 변계소집성이라는 말이다. 한편 세인의 세계에서는 현존재를 비롯하여 모든 존재자가 현상하기는 하지만, 저마다 고유한 존재양태를 떠나서 전재성에서 현상한다. 이것은 세인의 통속적인 존재이해가 모든 존재자의 고유한 존재양태를 전재성으로 부폐하고 위장하는 까닭이다. 현존재가 역시 통속적인 존재이해에서 전재성으로 부폐되고 위장되는 한, 그가 고대 그리스의 존재론이나 데카르트의 실체존재론에서 그렇듯이 자신을 영혼이나 사유하는 실체로 이해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의타기성의 방식으로 생멸하는 견분과 상분을 실아와 실법으로 실체화하는 변계소집성의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변계소집성이 이분의 의타기성을 실체성으로 부폐하듯이, 현존재의 비본래성은 그를 영혼, 자아, 주체 등과 같은 실체로 부폐함으로써 그의 ‘실존의 어떻게’를 실체의 지속성으로, 실존의 자기관계를 실체의 자기동일성으로 위장한다. 실아실법에 대한 변계소집성과 현존재의 비본래성이 만나는 지점은 바로 이와 같은 실체화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