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쌍디는 회의주의를 극복하였는가? (Did Gassendi really overcome scepticism?)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철학회
· 수록지 정보 : 철학 / 99호 / 75 ~ 100페이지
· 저자명 : 황설중

초록

데카르트는 인식에 있어 추호의 의심도 들어설 수 없는 확실한 지점을 찾았다고 확신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자신이 회의주의를 뒤엎어버린 최초의 철학자라고 자신하였다. 그러나 데카르트가 승리를 선언하자마자 가쌍디는 그의 승리가 거짓임을 폭로하였다. 가쌍디는 고대 퓌론주의자들의 논변들을 동원하여 데카르트의 희망이 헛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가쌍디는 단순히 데카르트를 공격하는 데 만족한 것이 아니다. 그도 데카르트와 마찬가지로 퓌론주의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였다. 그는 지시 기호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사물의 본성을 추론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가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에 의하면 이때 추론은 오류에 빠지지 않는데, 그것은 추론 자체가 너무 자명하기 때문이다. 가쌍디가 끌어들인 최후의 근거는 자명성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데카르트를 공격할 때, 가쌍디는 데카르트가 진리기준의 자명성에 호소한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던 것이다. 가쌍디가 데카르트에게 가했던 비판은 가쌍디 자신에게도 공정하게 가해져야 한다. 데카르트와 마찬가지로 회의주의를 극복하는 데 가쌍디는 실패하였다. 데카르트와 퓌론주의에 정통해 있었던 가쌍디가 회의주의를 극복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퓌론주의에 대한 탈출구를 찾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가쌍디는 “어떻게 퓌론주의를 극복할 것인가?”하는 과제를 근대의 지적인 유산으로 남겨 놓았다.

영어초록

Descartes had great confidence in finding an unshakable point in the knowledge. He was proud of being of the first philosopher who overturned the doubt of the sceptics, especially the pyrrhonists. As soon as Descartes declared his triumph over the ancient sceptics, Gassendi made it clear that he rather was defeated by them. By using the arguments of pyrrhonists, he showed that Descartes's hope for absolute certitude was fruitless. On the other hand, Gassendi was searching for the philosophical response to pyrrhonism. He insisted that an intelligent man had the ability to infer and apprehend what a thing really is from indicative signs. It was also said that the inference could not be mistaken for its self-evidence. The final ground for certainty to which Gassendi appealed was the self-evidence. Surprisingly he criticized Descartes that he relied on the self-evidence of intuition. The attack Gassendi delivered against Descartes has to be done against himself on fairly. Gassendi failed to overcome the scepticism as Descartes did, although he was good at Descartes and pyrrhonists. In short he did not find a way to get out of pyrrhonism. This fact strongly suggested that the escape from scepticism was a very difficult problem. Gassendi left an important philosophical question, “how we conquer scepticism?”, to later modern philosopher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