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泉 黃玹의 서정시 저변에 흐르는 두 가지 의식 (Two Senses Underlying the Lyric Poetry of Hwang, Hyeon(黃玹), Maechoen(梅泉 the nom de plume of Hwang))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한문학회
· 수록지 정보 : 漢文學報 / 23권 / 53 ~ 77페이지
· 저자명 : 이의강

초록

매천(梅泉) 황현(黃玹, 1855~1910)이 지식인으로서의 양심을 지키고자 목숨을 스스로 희생한 지 올해로 꼭 일백 주년이다. 본 논문은 그 동안 이루어진 매천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그의 서정시 저변에 흐르고 있는 두 가지 의식을 규명해 보았다.
매천 황현에게 시는 단순한 서정의 도구가 아니었다. 그에게 시라는 문학양식은 세상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알리기 위한 자기표현의 한 방법이었다. 매천은 시를 지으면서 내용을 다듬거나 꾸미지 않은 채 자신의 가슴에 일어난 느낌을 진솔하고도 적확하게 표현하여, ‘詩肖其人’[시가 그 사람을 닮았다]의 평가를 받았다. 죽음의 결행을 앞둔 절체절명의 순간에 「絶命詩」를 지을 수 있었던 연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매천은 자신의 서재에 ‘그런대로 안주한다.’는 뜻의 ‘구안실(苟安室)’이라는 편액을 내걸었다. 이는 맹목적 부의 추구를 거부하고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자긍심을 세상에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매천이 지닌 ‘구안(苟安)’의 자긍 의식은 세상이 혼탁하면 혼탁할수록 더욱 투철해진다. 매천이 말하는 ‘식자인(識字人)’이란, 蘇軾이 말한 ‘글자를 아는 사람’에서 보다 진전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안으로는 양심을 지키는 도덕인이고, 밖으로는 자신의 독서 내용을 활용하여 세상을 구제할 책임을 지고 있는 사회 지도자를 가리키고 있다.
매천의 서정시에는 ‘구안’의 자긍 의식과 ‘식자인’의 책임 의식이 양팔저울의 두 접시처럼 힐항을 보이고 있다. 시가 무엇을 제재(題材)로 하였는가에 따라 이 두 가지 의식이 균형을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한 쪽으로 기울기도 한다. 매천시의 세계는 ‘구안’의 자긍 의식과 ‘식자인’의 책임 의식이라는 두 바퀴로 이루어진 수레라고 비유할 수 있으며, 이 수레를 운행하는 정신은 ‘정서의 진솔하고도 적확한 토로’이었다고 총평할 수 있다.

영어초록

It has been precisely a hundred years since Hwang, Hyeon, Maecheon (1855~1910) laid down his life for the conscience of an intellectual. In this writing, two different senses that underlie his lyric poetry are illuminated on the basis of results of the studies on him and his works.
For Maecheon, poetry was not merely a lyric tool but also a way of expressing himself to the world. In his works, Maecheon revealed accurately the honest feelings that had come to his mind without embellishing them; which has brought him words of praise saying that "his poetry resembles him." From that attitude results his <Jeolmyeong-si>, a poem written at the time of taking his own life, which he wrote when being faced by his own death.
He hung his library with a tablet saying "Gu-ansil", which means "somehow to be content with the way things are." This proclaims his pride to have led a spiritual life disapproving the blind pursuit of wealth. The more corrupt the world goes, the stronger the sense of pride of 'Gu-an' becomes. He defines 'a lettered man' as a person who is moral in his private life and, at the same time, plays a role as a social leader whose duty is to save the world by using his knowledge from reading.
His lyric poetry shows fluctuation between the sense of pride from 'Gu-an' and the sense of responsibility as a 'lettered man'. In each of his works, the state of equilibrium of the two senses varies with its theme. His world can be compared to a two-wheeled cart which is supported by the sense of pride from 'Guan' and the sense of responsibility as a 'lettered man'. Overall, it can be said that the cart is moved by expressing his heart with honesty and accurac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