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언어의 경계를 넘는 최승자 시의 헤테로토피아 (A Study on the Heterotopia in Choi Seung-Ja’s Poems Crossing the Border of Language in the 1980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우리문학연구 / 84호 / 171 ~ 205페이지
· 저자명 : 김지율

초록

본 연구는 1980년대 최승자 시에 드러나는 다양한 말하기 양상을 복합적이고 역설적인 시적 공간이라 할 수 있는 헤테로토피아를 통해 살핀다. 이 시기 그의 시는 결여와 상실로서의 내면적 결핍과 모순적 시대에 대한 저항을 중얼거림, 언어 해체 그리고 침묵이라는 ‘언어의 탈장소성’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아무도 없는’ 집이나 방과 같은 ‘부재’의 장소에서는 폭압적인 현실의 질서 속에서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는 주체들의 ‘중얼거림’이 되풀이된다. 또한 통사법뿐만 아니라 어떤 장소로도 규명하기 불가능한 언어는 기존 의미와 서정을 ‘해체’하며 새로운 담론을 생성한다. 무엇보다 언어의 경계를 무화시키는 헤테로토피아는 세계의 모순과 이성적 질서를 넘어 합리적인 사고나 논리적인 구조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조리한 세계에 던지는 오랜 ‘침묵’의 실천이기도 하다.
헤테로토피아가 한 시대의 이질적 특성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그것은 현실의 주체에 대한 이해이기도 하다. 최승자 시의 힘이 폭압적 시대와 가난한 주체를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직시함에서 나온 것이라면, 경계를 해체하고 넘으며 새로운 경계로 나아가려는 헤테로토피아는 저항과 탈출구로서 그의 시를 해석하는 또 다른 방법론이 될 것이다.

영어초록

Choi Seung-ja's poetry from the 1980s is rooted in a heterogeneous and unstable heterotopia, expressing resistance to the era through muttering, language disintegration, and silence. The poetic subjects occupy a hybrid space where inner emotions and the external world intertwine in the experiences of lack and loss, demonstrating heterotopic characteristics that transcend the dissolution and boundaries of language.
In places where there is no one else, such as a house or a room, the subjects engage in a repeated, muttering monologue, unable to form normal relationships within the tyrannical reality. In addition, the language, which cannot be identified by any place and syntax, breaks down established meanings and lyricism, creating new discourse. Above all, this heterotopia pursues the de-secretization of language, representing a long-standing practice of silence that negates the contradictions and rational order of the world, casting it into an absurd realm that cannot be explained by rational compositions or logical structures.
Given that the heterotopic order reflects the characteristics of an era, it also provides insight into the subjects of that era and reality. If the strength of Choi Seung-ja's poetry lies in its portrayal of subjects confronting the reality of the oppressive age and poverty, it may be due to the heterotopian drive to break down and transcend the boundaries of language. Heterotopia thus becomes a methodology for interpreting her poetry as an act of resistance and escape from a society where a complete subject cannot be formed.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