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와 효, 그리고 또 다른 도덕: 김남천의 <신의에 대하여>를 중심으로 (Trust, Filial Piety, and Another Morality: On Kim Nam-Cheon's "On Trust")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한국학연구 / 32호 / 243 ~ 272페이지
· 저자명 : 이진형

초록

이 논문은 식민지 말기의 이데올로기적 문맥과 구성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가운데 <신의에 대하여>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시도했다.
<신의에 대하여>에서 김남천은 신의의 도덕적 가치를 강조하고 효(충)의 절대적 권위를 격하하는 방식으로 도덕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식민지 시기 효(충)는 주체의 타율성에 기반한 비인격적 의무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덕목으로서 식민지 교실에서 중요하게 교육되었다. 반면 신의는 주체의 자율성에 기반한 인격적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덕목으로서 오직 주체의 내적 확신에 의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었다. 따라서 신의의 도덕적 가치에 대한 강조는 효(충)의 절대적 권위를 격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수신 교육을 통해서 천황 중심 질서를 정당화하려는 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도 했다.
김남천은 신의의 문제를 중심으로 식민지 말기 도덕의 문제에 관해 사유했지만, 신의를 대안적 도덕으로서 내세우기보다 효(충)의 절대적 권위를 침식하는 데 그칠 뿐이었다. 식민지 말기 조선 사회에서 신의란 그 본래의 의미와 달리 ‘신질서’ 건설 전쟁(태평양전쟁)을 합리화하는 이데올로기로서 선전되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그 자체로서 긍정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남천은 신의의 도덕적 가치를 강조함으로써 도덕 문제에서 주체의 자율성을 초점화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식민지 말기 ‘신질서’가 주체의 자율성에 기반해 있지 않음을 폭로할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식민지 조선인에게 필요한 것은 신의와 효(충) 너머 ‘또 다른 도덕’의 가능성을 포착하려는 노력임을 보여주었다.

영어초록

In this paper, I tried to understand the fiction “On trust” authored by Kim Nam-cheon while actively taking into consideration the ideological context in Late Colonial Era and the structure of the work.
In “On trust”, Kim Nam-cheon suggested the issue of morality by putting emphasis on the moral value of the trust but downgrading the absolute authority of filial piety(fidelity). In the colonial period, the value of filial piety(fidelity) was the virtue which was required to construct the non-personal duty-relationship based on the heteronomy and was educated as a valuable topic in the classroom in the colonial period. On the other hand, the trust was the virtue which was needed to construct the personal trust-relationship based on the autonomy of the people and which could be justified by the person’s internal conviction. So, the emphasis on the moral value of the trust was not only the downgrading of the absolute authority of filial piety(fidelity) but also the objection to the effort of making the Japanese Emperor centered order.
Although Kim Nam-cheon gave a thought about the morality in late colonial period focusing on the issue of trust, he did not suggest the trust as an alternative to the filial piety(fidelity) but just eroded it. In Late Colonial Era, the value of trust was used as an ideology to persuade Korean people to join the Japanese Army in winning “New Order” construction war (the Pacific War), it cannot be accept as it was at that time. Notwithstanding, as Kim Nam-cheon put emphasis on the moral value of the trust, he can focus on its aspect of the autonomy of the people and expose the fact that “New order” was not based on the people’s autonomy. In addition, he showed the necessity of the effort to search “another morality” which could overcome both the trust and the filial piety(fidelit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