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의 심미적 근대성 연구-「개살구」를 중심으로-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어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우리어문연구 / 23호 / 437 ~ 460페이지
· 저자명 : 서재원

초록

본고는 이효석의 「개살구」를 중심으로 이효석 소설의 ‘심미적 근대성’을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본고에서 의미하는 ‘심미적 근대성’이란 심미성의 근대적 의미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본고에서 ‘심미적 근대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심미성’이 라는 용어가 그동안 현실 인식과의 대타성으로 씌여진 맥락과 ‘미적 근대성’이라는 용어가 리얼리즘의 대타성을 갖는 모더니즘의 근대성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효석의 「개살구」는 미적 시공간의 창조를 통해 관능적 성행위의 현장을 미각과 시각이라는 감각적 표현으로 묘사해낸 데에 그 근대성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효석의 소설 「개살구」에 드러나는 살구나무집이라는 미학적 공간은 고립과 인물의 성적 욕망을 정당화 시키는데에 기여한다. 외부와 단절된 살구나무집이라는 고립된 공간과 보름달을 잡아먹는 월식이라는 신비의 시간이야말로 서울댁과 형태 아들의 애욕을 일으킨 원인제공자였던 것이다.
또한 심미적 시공간의 발견은 살구나무 위라는 은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훔쳐보기’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이 훔쳐보기의 시선은 바로 심미주의적 시선으로, 두려움과 호기심이라는 양가적 감정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 훔쳐보기의 시선은 성에 대한 양가적 반응이면서 동시에 근대문명에 대한 양가적 욕망을 담고 있는 시선으로 볼 수 있다.
훔쳐보기를 가장 적극적으로 행하는 점순의 눈에 포착된 것은 바로 육체였다. 이것이 바로 이효석의 심미적 근대성이 발견해낸 근대적 풍경이다. 이효석이 발견해낸 육체의 아름다움이 오리엔탈리즘의 한계에 갖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대적 육체를 발견했다는 것은 의의를 갖는다. 그가 조선의 현실을 식민지 상황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선취된 서구의 미의식을 투사하고 있는 것은 서구의 미의식을 그대로 이식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효석이 근대적 시선에 의해 인간을 철저하게 육체라는 미(美)를 발견하였다는 데에 이효석의 ‘심미적 근대성’이 놓인다면, 그 미의 관점이 철저하게 서구의 그것을 이식한 오리엔탈리즘에 고착되어 있다는 데에 이효석의 ‘심미적 근대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