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진의 흑룡강과 현대극장의 국민연극 (Yoo Chi-jin’s Heukryong River and National Theater's Hyundai Theater Compan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어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어문학 / 159호 / 291 ~ 320페이지
· 저자명 : 이정숙

초록

<흑룡강>은 이론으로 제시되었던 국민연극이 어떻게 공연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극계에 제시하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이러한 <흑룡강> 공연에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 무장농민군이라는 설정이다. <흑룡강>의 조선농민은 총을 든 무장농민군이다. 이들은 조선농민을 위협하던 퇴병을 습격하여 굴복시킨다. 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조선농민들이 만주인들의 차별과 마적의 약탈로 수난을 겪었지만 자위 수단으로 총을 소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만주에서 활약하던 무장독립군과 결합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치진은 국민연극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할 공연에 조선인 무장농민군의 활약을 영웅적으로 다루었다. 조선인들이 무력하게 죽어가는 현실과 달리 극 속에서 조선인들은 일본군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직접 총을 들고 위협에 맞서 자신들을 지켜낸다.
유치진이 <흑룡강>에 조선인 무장농민군을 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주 주둔 관동군 토미야 대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토미야 대좌는 “만주 개척이민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일본의 만주이주 정책에 깊이 관여하며, 일본의 만주이주 구상을 상신한 인물이다. 그는 만주를 안전한 토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선인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국경 부근의 개척단에 조선농민을 주체로 하는 공동체를 정착시켜 방위의 거점으로, 병참으로 활용하려 하였다. <흑룡강>에서 무장한 조선농민군이라는 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의 만주 이주 정책을 주도했던 인물의 조선인 무장이민에 대한 구상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토미야 대좌의 계획은 일본인들을 위해 조선인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었다. 그런 점에서 조선인 농민들이 무장 개척단이 되어 비적과 싸우면서 만주에 정착하는 과정을 선택한 유치진의 <흑룡강>은 조선인의 시각에서 포착된 만주가 아니라, 일본인의 시각에서, 일본의 대륙진출을 위해 필요한 조선인의 역할을 제시하는 작품이 된다. 이는 식민지조선을 일본의 한 지방으로 인식하고, 일본이라는 국가를 위한 연극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자임한 현대극장 소속 연극인의 국민연극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

영어초록

Yoo Chi-jin’s Heukryong River needs to be studied in connection with the Manchuria migration policy of Japan's Tomiya Taisa. Tomiya Taisa is called the father of Manchuria pioneering immigrants. He envisioned to allow the Korean community to reside near the border of Manchuria and use it as a base for defense and logistics in case of an emergency. It was intended to promote armed agricultural immigration because the bandits near the border had the advantage of being able to suppress the connection with the surrounding general public. This idea is reminiscent of Yoo Chi-jin’s Heukryong River. It deals with the process of migrating to Manchuria by the Korean community becoming armed pioneers and fighting against the bandits. The first national drama, Heukryong River is not Manchuria captured from the perspective of a Korean, but a work that presents the role of a Korean who Japan wants, showing his idea of a national drama.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