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끼전에 투영된 조선 후기의 사회상

목차

1. 머리말

2. 「장끼전」에 투영된 조선후기의 사회상

3. 「장끼전」에 형상화된 인물의 의미
1) 장끼: 가부장적 권위의식과 부적응
2) 까투리: 탈규범적 여성의식과 근대성
3) 주변인물: 시대와의 불협화 군상

4. 맺음말

5. 참고문헌

본문내용

1. 머리말
「장끼전」은 판소리가 소설로 정착된 판소리계 소설이다. 판소리「장끼타령」의 창은 현재 전해지지 않고, 소설은 활자본 및 필사본 등으로 많이 남아있다. 「장끼전」은 그동안 관심 있게 다루어져 연구사까지 정리된 바 있다.
판소리계 소설은 형성·발전의 특성상 적층적 성격을 강하게 띤다. 그러기에 시대 또는 향유집단의 변모에 따라 크고 작은 변모를 겪게 마련이다. 판소리계 소설은 이 점을 특히 염두에 두면서 다루어야 한다. 전형적인 판소리계 소설의 성격은 서사 구조에서도 찾아진다. 작품의 내용은 크게 ‘장끼’가 ‘까투리’의 말을 듣지 않다가 죽음을 당하는 전반부와 ‘까투리’가 다른 ‘장끼’에게 재가하는 후반부로 나뉜다. 주인공의 몰락회복의 구조는 「춘향전」,「심청전」,「흥부전」등 판소리계 소설의 특성인 것이다. 이밖에도 「장끼전」의 원형이 공연물이고 소설작품에서 판소리 특유의 문체와 관습적 상투어, 공연 예술적 표현 문법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장끼전」은 「장끼타령」의 공연을 보고 지은 ‘송만재’의 「관우희」를 기준 삼아 작품의 창작 시기를 영·정조시대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시기를 전후해서 전래하는 설화를 바탕으로 소설이 정착된 것으로 본다. 결국 「장끼전」은 장끼의 죽음으로 비롯된 꿩 부부의 이별을 다루는 「장끼타령」에다가 이로 인해 결국 과부가 된 까투리의 개가 문제가 결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배우자의 신중한 선택을 다룬 동물혼인 이야기가 작품의 근원 설화로 차여하는 과정에서 당대 사회의 현실적 욕망, 그리고 변화하는 시대 상황과 관련을 맺으면서 새로운 주제의식이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장끼전」은 동물을 의인화한 독특한 문학적 수법을 사용하는 조선후기 동물우화소설 중 비교적 초기에 형성된 작품의 하나로 판소리, 가사, 민요 등 여러 문학 장르로도 향유된 작품이다. 이처럼 동일 작품이 여러 장르로까지 생산되고 향유될 수 있었던 작품도 드물 것이다. 그만큼 이 작품이 각 장르의 담당층에게 흥미를 끌고 공감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는 작품 자체의 내적인 문학성뿐만 아니라, 독자의 참여에 의한 개방성과 적층성의 속성을 지닌 민담을 토대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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