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 소설의 작품세계-타자성중심으로

목차

1. 내적 독백과 타자의 발견
1) 대화의 단절과 내적 독백
2) 내적 독백의 문체전략

2. 서술자의 자의식과 시적 진술

3. 타자를 향한 그리움과 그 서사적 재현

본문내용

삶의 미학적 발현의 한 형식으로서 소설은 삶의 가치론적 영역들을 아우르며 문학을 하는 주체들을 대화적으로 연결한다. 저자와 주인공, 그리고 독자들은 소설을 매개로 하여 완결될 수 없는 상호작용으로 타자성을 경험한다. 작가는 주인공과 독자를 통해, 주인공은 작가와 독자를 통해, 그리고 독자는 작가와 주인공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시공간적 맥락의 살아 있는 힘을 느끼며 자신을 성찰한다. 삶과 삶의 타자로서 소설은 서로를 반영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안에 타자가 있음을 깨닫는다. 소설은 미학적 통일성으로 승부하며 삶에 말을 걸고, 삶은 소설을 통하여 우리에게 다가와 새롭게 관계를 맺는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소설의 눈을 통하여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 싼 주위의 타자성을 깨닫게 된다.
이 처럼 삶에 대한 창조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소설은 관계 맺음의 단절을 죽음으로 정의하며, 대화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단일한 시선으로 봉인된 시야를 열고 새로운 가치를 부활시킨다. 우리는 소설에 담긴 진리에 매혹되어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소설의 눈을 통하여 발견하는 나와 이웃(타자)이 새롭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다.

<중 략>

1. 내적 독백과 타자의 발견

1) 대화의 단절과 내적 독백
바흐찐에 의하면, 문학은 존재가 아니라 생성, 그리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삶 자체가 본질적으로 대화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곧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흐찐은 전체 삶을, 일상생활의 매 순간마다 발생하며 끝없이 진행되는 종결 불가능한 대화라고 상상했다. 삶 자체가 갖는 대화성은 행동의 발단이 아니라 행동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 소설 텍스트에서 작가는 독자가 화자의 직접적인 간섭 없이 작중 인물의 행동과 말을 해석하도록 허용하는 ‘담론’을 창조해야 한다. 대화성을 지향하는 작중 인물들은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가진 채, 다른 인물들과의 대화적 관계를 갖는다.

참고자료

· 오정희, ≪불의 강≫, 문학과지성사, 2005.
· 오정희, ≪유년의 뜰≫, 문학과지성사, 2009.
· 오정희, ≪바람의 넋≫, 문학과지성사, 2008.
· 오정희, ≪불꽃놀이≫, 문학과지성사, 2007.
· 오정희, ≪새≫, 문학과지성사, 2008.
· 강영안, 『주체는 죽었는가』, 문예출판사, 1996
· 김연숙, 『레비나스 타자 윤리학』, 인간사랑, 2001
· 이득재,「바흐찐과 타자」, 고려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1996
· 게리 솔 모슨 / 캐릴 에머슨, 오문석, 차승기, 이진형 옮김. 『바흐친의 산문학』, 책세상, 2006
· 김욱동, 『대화적 상상력 : 바흐친의 문학이론』, 문학과지성사, 1988
· 나병철, 『문학의 이해』, 문예출판사,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