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혈액순환과 순환계질환
1.1. 총단면적과 혈류 속도
총단면적은 혈관의 전체적인 단면적을 의미하며, 대동맥이나 대정맥과 같이 큰 혈관은 단면적이 크지만 혈관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총단면적은 크지 않다. 반면 모세혈관의 경우 단면적이 매우 작지만 무수히 많은 모세혈관이 연결되어 있어 총단면적이 가장 크다. 이렇게 혈관 크기별로 총단면적이 다른 이유는 혈액을 전신으로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함이다.
총단면적과 혈류 속도는 반비례하는 관계를 가진다. 즉, 총단면적이 큰 곳에서는 혈류 속도가 느리고, 총단면적이 작은 곳에서는 혈류 속도가 빨라진다. 이는 강물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강이 넓은 곳에서는 유속이 느리지만, 강이 좁아지는 곳에서는 유속이 빨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총단면적과 혈류 속도의 관계는 중요한데, 이를 통해 혈관 상태를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동맥경화로 인해 동맥이 좁아지면 해당 동맥의 총단면적이 줄어들어 혈류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따라서 혈류 속도의 변화를 통해 혈관 상태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1.2. 정맥의 혈압과 정맥류
정맥의 혈압은 동맥압에 비해 매우 낮으며, 심지어 평균 혈압이 (-) 값을 나타내는 구역이 있다. 정맥에서 음압(陰壓)이 나타나는 이유는 일단 이 부위가 펌프(심실)로부터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 심장의 힘이 잘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몸의 심장은 비교적 위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몸통이나 팔다리의 정맥에서 혈액은 중력의 방향에 거슬러 위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정맥의 혈액은 위쪽으로 움직이려는 경향보다 아래쪽으로 움직이려는 경향이 평균적으로 더 강하게 나타나, 정맥의 평균 혈압에 (-) 부호를 부여하게 된 것이다.
정맥의 혈압이 음압을 나타낸다고 해서 피가 실제로 거꾸로 흐르는 역류(逆流) 현상이 일어나면 곤란하다. 정맥에는 피가 역방향으로 흐르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장치가 있는데, 이것이 곧 판막(瓣膜 ; valve)이다. 판막은 마치 고무와 같이 유연성이 있는 재질로 되어 있어, 위쪽으로 향하는 힘이 더 셀 때는 열리고 아래로 향하는 힘이 더 셀 때는 닫힌다.
그런데 판막은 이처럼 혈액이 한쪽 방향으로 흐르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하지만, 주변의 근육이 수축 운동을 하지 않고 이완된 채로 존재할 때에는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럴 때에는 판막이 느슨하게 벌어져 있어 실제로 혈액이 제대로 위로 올라오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결국 혈액이 몸 아래쪽에 정체되어 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지게 된다. 이 때 우리 몸은 일종의 응급 조치로 '쓰러짐'으로써 뇌를 낮은 곳에 위치시켜, 뇌로 혈액이 잘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다.
정맥류(靜脈瘤)란 판막에 이상이 생겨서 정맥 혈관이 넓어져 툭 튀어나와 보이는 질환인데, 정맥류가 생기면 혈액 순환에 만성적으로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반면 근육이 간간이 수축 운동을 해주면 수축된 근육이 정맥에 압력을 가함에 따라 판막이 적절히 열리고 닫혀 혈액이 원활하게 제 방향으로 순환하게 된다.
1.3. 순환계 질환의 종류 및 특징
1.3.1. 동맥경화
동맥경화는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 및 지방 물질이 축적되어 혈관이 좁아지고 경화되는 질환이다.
동맥경화의 주요 원인은 과다한 저밀도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의 축적이다. 특정 종류의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벽에 쌓이면서 점차 혈관이 좁아지고 경화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다양한 순환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동맥경화의 진행 과정을 보면, 먼저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 지방, 세포 찌꺼기 등이 축적되어 플라크(죽상 반)가 생긴다. 이 플라크가 점차 커지면서 혈관 내강을 좁히고, 혈관벽의 탄력성도 감소한다. 이렇게 혈관이 좁아지고 경직되면 혈압이 높아지게 된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가장 위험한 합병증인 뇌졸중과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동맥경화로 인해 뇌 혈관이 좁아지거나 폐쇄되면 뇌졸중이 발생하고,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이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진행을 늦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당뇨, 비만, 흡연 등의 위험 요인을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동맥경화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1.3.2. 뇌졸중
뇌졸중은 뇌의 소동맥이 좁아지다가 혈전으로 인해 막히는 뇌경색 상태일 때, 또는 뇌경색으로 인해 혈관이 파열된 뇌일혈 상태일 때 생기는 증세이다. 뇌경색이나 뇌일혈이 발생하면 뇌의 신경 세포들이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 뒷목이 뻣뻣하고 몸의 일부 감각이 둔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뇌졸중 전조 증세로 여기고 급히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뇌졸중이 진행되어 뇌세포의 상당수가 죽어버린 상황이 되면 생명을 건진다 해도 운동 장애나 언어 장애 등 심각한 후유 증이 나타날 수 있다.
1.3.3. 심근경색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생기는 치명적인 순환계 질환이다.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어 심장 박동이 혼란에 빠지고 결국 멈추게 된다. 이를 흔히 심장마비라고 말한다.
심근경색의 원인은 주로 동맥경화로 인한 관상동맥 협착이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서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이게 되고 이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게 된다. 특히 저밀도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이 과다하게 존재하면 혈관 내벽에 쌓이게 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갑자기 가슴이 답답한 협심증 증세가 나타나며, 이는 심근경색의 전조 증세일 수 있다. 심근경색이 진행되면 격렬한 통증과 함께 쓰러지게 되는데, 이 때 치사율이 무려 50%에 달한다. 따라서 가슴 답답증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병원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심근경색은 뇌졸중과 함께 고혈압 환자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혈압이 높으면 동맥경화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건전한 생활습관을 통해 혈압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짠 음식과 흡연, 과음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2. 혈관의 구조와 기능
2.1. 동맥
동맥은 산화된 혈액을 장기에 전달하는 통로로 작용하고, 압력저장고의 역할을 하여 심장이 이완될 때 기관으로 혈류가 계속 흐르도록 혈액에 추진력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동맥의 혈관벽은 외막, 중막, 내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외막은 섬유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