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영성과 교육의 관계
1.1. 교육의 본질적 개념
우리에게는 죄를 아는 지식과 함께 은혜를 아는 지식이 필요하다. 세상에 치유를 가져오는 앎의 방식과 교육 방식은 무엇일까? 소망과 은혜를 얻으려면 정직한 자기 성찰과 자기 고백이 있어야 한다. 고백은 영적 삶의 첫 단계이다. 은혜와 소망을 얻기 원한다면, 소유한 지식에 관해 많은 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하는데 지식 또한 우리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지식은 지금 우리를 어디로 향하고, 지식은 어디에서부터 왔을까? 지식은 방향을 인도하기 위해 사람들의 열정이나 목적을 제어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학교가 사용하는 전략이다. 지식은 중립성이 아니라 인간 영혼 내부의 열정에서 시작한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과 지배욕은 우리의 앎 이면에 자리한 열정으로 결합되있다.
다른 종류의 지식도 있다. 앞에 있는 것과 전혀 다른 열정에서 시작해 전혀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지식이다. 우리가 소유한 지식만큼이나 견실한 사실과 이론을 담고 있으나, 더 참된 열정으로부터 발원한 것이기에 더 참된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자비, 사랑에서 기원한 지식이다. 지식의 기원은 곧 사랑이다. 사랑인 앎을 통해 소외를 극복하고 삶의 연대성을 인정하고 갱신하는데 이르기 위한 것이다.
현대 지식의 실패는 아는 것을 적용하는 문제에서 실패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식의 원천과 열정을 인정하고 추구하지 못하고, 지식이 창조하는 관계에 사랑이 거하도록 하지 못한, 앎 자체의 실패이다. 호기심과 지배욕을 따르기란 쉬운 일이지만, 사랑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깊은 열정을 추구해야 한다. 영적 전통으로부터 사랑의 행위로 앎의 모델과 방법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기독교 전통에서 말하는 진리는 살아 있는 성육신이다. 지식이 추구하는 '말씀'은 역사 속에서 구체적인 육신을 가지는 실재다. 기독교 영성에 의해 형성된 교육은 성육신적, 인격적 진리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하며 시기하지 않고, 자랑하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고, 무례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구하지 않는다. 사랑은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으며 불의를 기뻐하지 않고 진리를 기뻐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낸다.
바울은 우리의 실패의 근원을 정확히 지적해 주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식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삶의 왜곡된 희미한 지식과 온전히 아는 진리 사이에 있는 존재이다. 바울은 우리가 지식의 가장 깊은 원천인 사랑을 추구하고 우리의 앎과 존재의 방식을 변화시키라고 강권한다.
사랑으로 변화되면, 우리는 우리가 본래 창조된 모습인 공동체를 회복하고 재창조하는 일과, 우리를 아시는 영 안에서 우리도 세례를 아는 일에 지성을 사용할 것이다. 우리 안에 하나님의 형상이 희미해지거나 왜곡되어 흐릿해진다. 우리의 영혼이 하나님 아닌 다른 것들의 형상을 새기기 시작했다. 영성공동체는 사랑의 형상을 회복하게 해주는 여러 가지 영성 훈련과 훈련 지침들을 발전 시켜 왔다. 이 훈련을 통해 우리는 창조된 본연의 형상대로 재형성되기를 추구한다.
이런 훈련은 수도원을 통해 강조되었다. 수도원 전통으로부터 우리는 신성한 문헌에 대한 연구, 기도와 관상 훈련, 공동체의 공동생활을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세속 교육도 숨은 형태의 영성 형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교육을 통해 나 자신이 앎의 주체라는 정체성을 부여해 준다. 교육은 자아를 앎의 주체로, 세계를 앎의 대상으로 그린다. 이 둘 사이의 관계를 조정하고, 앎의 주체로서 자아는 앎의 대상으로서 세계에 우월성을 부여한다.
'사실'이란 단어는 '사실을 발견하려는'노력을 통해 원시로부터 현대 과학으로 전환을 이루었다. 느낌과 직관의 신앙에서 감각에 의해 검증될 수 있는 객관적 지식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사실'에 대한 신뢰가 종교적 신앙의 쇠퇴를 가져왔다. 또 다른 핵심 단어는 '이론'이다. 우리는 사실을 정리하고 연결 논리의 망으로 이론을 자아낸다. '객관적'이라는 말도 우리 앎의 방식에서 핵심적 단어이다. '실재'는 지식임을 주장하는 판별 기준으로 사용된다.
지식에 대한 갈망 자체가 죄나 인식적 과오는 아니다. 아담과 하와가 추구했던 지식은 하나님을 불신하고 배제하는 지식이었다. 알고자 하는 욕망은 사랑이 아니라 호기심, 지배욕, 오직 하나님에게만 속해 있는 힘을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늘날 교수법에 대한 많은 실험이 행해지고 있지만 앎의 본질에 대한 대안적 이론으로는 충분한 근거를 두고 있지 못하다. 교육이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사실', '이론', '객관적', '실재'등과 같은 단어들로 말할 수 없다. 그 메시지는 '진리'라고 부른다. '진리'는 앎과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핵심 단어이다. 진리를 향한 교육을 통해 세계와 우리의 관계는 변화될 것이다.
1.2. 공동체 속에서 형성되는 교육
공동체 속에서 형성되는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저자는 관습적 교육이 인식 주체로서 자아의 마음을 탐구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객관성을 위해 교사와 학생들의 내적 실재는 무시되고 있기 때문에, 인식 주체로서 자아가 교육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습적 교육은 상호 책임을 지는 참여자와 공동 창조자가 아니라 서로를, 세계를 조작하는 자들이 되게 한다. 우리의 지식이 우리의 내적 자아를 성찰하지 않고 그냥 둘 때 우리는 조작자가 된다. 교육이 공동체를 부인하고 파괴할 때, 교육이 우리를 상대보다 우월하기 위해 경쟁 속에 둘 때, 우리는 조작자가 된다.
이러한 관습적 교수 방법이 지속되는 이유는 삶을 단순화시켜 주는 실재관을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배운다는 것은 변화와 대면하는 것이다. 진리를 배운다는 것은 반응하고, 주기도 하고, 우리에게 요구하는 관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순종을 요구하는 진리를 추구하기보다 우리에게 힘을 주는 사실들을 추구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여긴다.
저자는 진정한 순종의 반응을 통해 새로운 진리, 새로운 삶의 문턱으로 인도한다고 말한다. 진리에 대한 순종으로 이끌어 주는 학습 방법에 대해 탐구할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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