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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교학점제와 대입전형 개편의 쟁점
1.1. 고교학점제의 개요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이다. 2020학년도부터 마이스터고 51개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2022학년도 특성화고와 일반고에 부분 도입한 후 2025학년도에 전체 고교에서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모든 고교생은 개인화된 시간표를 짜서 학점을 취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누적해 졸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의 학사 운영이 기존의 '단위' 체계에서 '학점' 체계로 변경되며, 졸업 기준 또한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달라지게 된다. 또한 현행 체계에서는 각 학년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하면 진급과 졸업이 가능했지만, 고교학점제 도입 후에는 과목별 출석률 충족은 물론 3년간 누적 192학점 이상 취득이 필요한 것이 특징이다.
1.2. 정시모집 확대와 학생부종합전형 축소
정시모집 확대와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는 수능 위주의 선발 방식에 무게를 둔 정책이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까지 서울 소재 주요 대학 16곳의 정시모집 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과거 수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학생부종합전형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시 확대의 배경에는 수시 전형에서 발생한 공정성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부산대학교 의전원 입학 비리 사건 이후, 교육부는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 선발 비중을 높여 입시 제도의 공정성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정시모집 확대와 함께 학생부 기재항목 축소, 자기소개서 폐지 등의 정책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시 확대 정책은 교육 현장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을 평가하는 의미 있는 전형으로 여겨지지만, 정시모집 확대로 인해 그 비중이 축소되면서 학생의 다양한 역량 개발이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수능 성적에 크게 의존하는 정시모집은 사교육비 증가, 수능 위주의 획일적 교육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요컨대 정시모집 확대와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는 입시 제도의 공정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의 전인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이 정책들이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균형 있게 지원할 수 있는 입시 제도의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3. 고교학점제와 정시확대의 정책 방향 상충
고교학점제와 정시모집 확대의 정책 방향이 상충된다는 것은 명백하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다양한 과목 선택을 가능하게 하여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반면, 정시모집 확대는 수능 성적에 보다 큰 비중을 두어 학생들의 자발적인 과정 중심 학습보다는 수능 준비에 매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 도입은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진로에 맞는 과목 선택을 통해 학습 동기와 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는 정책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 반면, 정시모집 확대는 수능 성적 중심의 선발을 통해 공정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즉, 고교학점제가 학생 중심의 개별화된 교육과정 운영을 지향한다면, 정시모집 확대는 여전히 수능 위주의 획일적인 선발 기준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고교학점제와 정시모집 확대는 상반된 정책 방향을 보이고 있어, 두 정책을 병행할 경우 학생들의 혼란과 교육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수능 성적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