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1.1. 실낙원의 주요 모티브와 주제
실낙원은 사탄의 반역과 인간의 타락, 하나님과 그리스도, 아담과 이브, 천사와 타락한 천사 등의 비극적이면서도 영웅적인 성격을 공상의 세계에 펼쳐 보인다. 지옥과 천국, 그리고 지상의 무대에서 악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 사탄의 복수, 인류의 시조와 그 결과, 그리고 속죄의 희망 등이 다루어진다. 실낙원은 방대하고 정교하게 균형 잡힌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사탄의 모험과 인간의 역사, 천국에서의 전쟁과 천지창조 과정 등이 서로 대응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옥은 죄과에 대한 형벌의 공간이자 하나님으로부터 소외된 결과로 인한 사탄의 정신적 혼란과 고통, 절망을 내면화한 공간이다. 사탄은 지옥문을 열어 혼돈의 공간을 거쳐 인간 세상으로 침투하여 인간을 타락시키는데 성공한다. 이로써 악의 통로가 열리게 되고 타락의 길이 퍼져나가게 된다.
사탄은 조직적인 반란을 일으켜 지옥으로 추방되었지만, 밀턴의 작품에서는 유창한 언변, 강한 신체, 지혜, 모험심, 용기 등 영웅적인 면모로 그려진다. 이는 하나님의 위대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사탄의 존재는 인간의 자유의지로 인한 타락을 정당화하고 하나님의 구원을 강조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어 완전했지만, 자유의지로 인해 타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아담과 이브, 예수, 삼손 등 인물들은 내적, 외적으로 완전했지만 결국 죄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절망과 한탄에 빠지지 않고 투쟁하며 신의 섭리를 깨닫고 회개와 구원을 통해 재생의 길을 걷는다. 이를 통해 밀턴은 인간 타락의 영원성을 부인하고 구원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나님은 권위와 선하심의 속성을 지닌 창조자이자 입법자, 재판관, 구원자로 나타난다. 그의 섭리 속에서 인간의 고통과 투쟁이 진행되며, 결국 잃어버린 낙원보다 더 좋은 마음의 낙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밀턴은 실낙원을 통해 악과 유혹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리고 하나님의 자비와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였다.
1.2. 지옥과 천국의 공간적 설정
사탄(Satan)은 하늘나라 최고의 천사 루시퍼(Lucifer)였으나, 점점 자만에 빠져 신의 옥좌에 앉겠다는 생각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패퇴하여 천사의 자리에서 추방되어 지옥으로 쫓겨났다. 지옥은 사탄과 그의 일당들이 처벌받는 형벌의 공간이다. 밀턴은 지옥을 죄과에 대한 외재적인 형별의 지역으로 설정하였지만, 이는 하나님으로부터 소외된 결과 사탄이 겪는 정신적 고통과 절망을 내면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옥은 삼중의 지역으로 묘사되는데, 첫째는 어둡고 황폐한 공간, 둘째는 안락하고 화려한 지역, 셋째는 영원한 고통과 불타는 불길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사탄과 그의 일당들은 지옥회의를 열어 지상의 인간을 침략하여 타락시키기로 결의하고, 사탄은 죄(Sin)의 도움으로 단단히 잠긴 지옥문을 열어 지상으로 향하는 통로를 만든다. 사탄이 지상에 도착하여 혼돈의 공간을 지나 인간 세계에 침투하면서, 악의 통로가 열리게 되고 타락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처럼 지옥과 혼돈이라는 공간의 묘사와 형성과정은 단순한 서사적 장면이 아니라 행동의 진전과 주제 구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1.3. 인간의 자유의지와 타락
인간은 신이 부여한 자유의지로 인해 타락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즉, 인간의 완전성은 신의 명령을 따르는 조건 하에서만 유지될 수 있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완벽했던 아담과 이브는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타락하고 만다.
이처럼 자유의지를 부여받은 인간은 선택의 기회를 얻었지만, 동시에 그 선택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타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나 밀턴은 인간 타락의 영원성을 부인하고 회개를 통한 구원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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