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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1. 마지널리티의 개념과 현대 사회의 문제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공립 중학교 교사로 반년 간 근무한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학생들에게 도덕과목을 가르쳤는데, 주요 주제들은 '인권·윤리·공동체'였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자주 했던 질문은 '여러분이 권리를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일제히 '제가 잘 사는 게 권리죠!'라거나 '돈을 많이 벌어서 떵떵거리면서 사는 게 권리죠!'라고 대답했다. 더 나아가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공부를 잘 해야 하며, 좋은 직장에 가야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말하는 '좋음'은 권력과 부, 명예의 핵심으로 나타나는 소위 '능력'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었다. 비단 학생들만 권력과 부의 핵심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이며, 그들은 '엄마친구아들 또는 엄마친구 딸' 이라는 엄청난 스펙의 능력자들을 만들어냈다. 공부를 잘해서, 좋은 직장에 가서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와 윤리, 공동체의 중요성들은 돈으로 표방되는 권력, 부, 명예의 중심으로부터 주변(Margin)으로 나가떨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답기를 이미 포기했다. 중심(Center)을 추구하는 사회가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를 바라보지 않게 만들었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 경쟁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다. 자연파괴·이기주의·물질주의 등의 사회적 문제들은 사람들이 더 누리고 살고자 하는 욕심의 '중심'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함께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닌, 혼자만 살고자 하는 사람의 욕심은 어디서부터 시작하게 되었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1.2.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와 윤리, 공동체의 중요성들은 돈으로 표방되는 권력, 부, 명예의 중심으로부터 주변(Margin)으로 나가떨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인간답기를 포기하고 중심(Center)을 추구하는 사회가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를 바라보지 않게 만들었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는 자연파괴, 이기주의, 물질주의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으므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탐구할 필요가 있다.
2. 중심과 주변
2.1. 중심(Center)과 주변(Margin)의 개념
자본주의 사회체제 속의 현대인들은 약육강식의 경쟁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는 '부익부빈익빈'의 사회병폐를 낳았고,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자유의 권한은 더 높아지는 듯하다. 이렇듯 사회의 중심은 권력과 부, 명예가 긴밀한 관계로 유착되어 있다. 그와 다르게 주변사회는 사회의 경제적 관념과는 사뭇 다른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한다. 이익집단이 지배력을 행사하듯, 부와 명예를 통해 자신들의 울타리를 단단히 묶는다. 중심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삶에 관심이 없으며,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누지 않으려한다. 이렇듯 우리의 관심은 항상 중심에 있다. 부·명예·권력 중심의 Ideology는 사회, 경제, 문화 등 인간 삶의 전반적인 곳에 골고루 퍼져있다. 남성위주의 가치관, 유색인종의 차별, 여성의 사회 진출을 막는 유리장벽 등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거나 보이는 차별이 너무나도 많이 존재한다. 이와는 다르게 중심이 있으면 그 곳에서 떨어진 주변이 있다. 소외된 사람, 많이 가지지 못한 사람, 중심부의 가치관에 억압받는 사람들이 있다. 자본주의의 프레임 안에서 부를 창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본으로부터 소외이며, 자신의 노동의 대가로부터의 소외를 경험한다. 그들은 언제나 주변에 머무르며 중심을 갈망한다. 왜 사람들은 이토록 주변에 머물면서 중심으로 가기를 원할까? 그 이유는 중심에 이르러야만 나의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기 때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