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단국대 설화
1.1. 서론
이 수업을 통해 독서의 기회를 얻게 된 「동명왕편」의 첫인상은 낯섦, 그 자체였다. 평소에 다양한 이야기들을 즐겨 듣기에 설화에도 관심을 가졌으나, 이 책의 첫 장을 펼친 내게 보인 것은 생소한 단어들로 구성된 오언시와 어려운 한자들을 포함한 주석을 바탕으로 한 해설이었다. 이러한 첫인상으로 만들어진 부정적인 선입견을 품고 이 책을 읽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먼저 인터넷에서 「동명왕편」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기로 하였다. 「동명왕편」에 대해 검색하였을 때 가장 먼저 나온 설명은 '고려 후기에 이규보가 고구려 동명왕(東明王)에 관해 쓴 장편 서사시'이었다. 이를 보고 처음 듣는 이름인 동명왕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었고, 이어 동명왕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다. 뜻밖에도 동명왕의 본명은 고구려의 시조로 잘 알려진 주몽으로, 내가 어릴 적 흥미롭게 읽었던 역사 이야기의 주인공임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머리 한구석에 남아있는 기본적 지식을 바탕으로 나는 마음 편하게 도서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동명왕편」을 읽기에 앞서, 나는 이 책에 대하여 그저 새로운 나라를 세운 인물에 대해 내려오는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이야기를 한 학자가 시로 풀어간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책의 해제부터 시작하여 「동명왕편」의 마지막 구의 해설까지 읽으면서 시에 반영된 저술자의 가치관과 인생관, 그리고 이 이야기가 전하려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본론에서 「동명왕편」의 저술 동기와 줄거리, 그리고 이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1.2. 본론
1.2.1. 「동명왕편」의 저술 동기와 줄거리
고려 명종 23년에 「동명왕편」을 저술한 이규보는 처음부터 이러한 신화를 믿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당시 백성들이 떠들어댔던 이 이야기를 어릴 적부터 익혀온 공자의 말씀을 따라, '무지한 촌놈들의 허황된 옛날 이야기'로 여기며 무시하였다. 그러나 「동명왕본기」를 여러 차례 읽으며 동명왕의 이야기를 귀환에서 신성으로 느끼게 되면서, 기존의 믿음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되었다. 공자의 나라에 기존하는 여러 신화들을 논거로 한 변증을 통해, 그의 창작 동기가 '우리나라가 본래 성인의 땅임을 온 세상이 알게 하고자 함'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규보의 삶을 엿보면 또 다른 진실한 동기를 알 수 있는데, 그에게 있어 각별한 존재인 아버지의 기대 아래 남달랐던 재능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유년기와 비교되게, 이규보는 과거 시험 합격까지 여러 차례의 낙방이 있었다. 진사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부친과 후원자인 이지명이 연달아 세상을 뜨게 되자, 그는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을 잃고 천마산에 입산을 하였다. 우거 중에 그는 의지할 수 있는 가정을 꾸려 가장이 되면서, 구관시의 하나로 「동명왕편」을 짓게 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저술된 「동명왕편」은 고구려 동명왕의 신화 이야기를 담은 282구의 오언시와 2,200여 자로 구성되어 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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