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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녀의 부모화(parentification)에 대한 국내 연구 동향
1.1. 부모화의 개념
부모화란 자녀가 부모의 정서적, 도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성인의 역할을 맡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원칙적으로 자녀가 보호받아야 할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요구로 인해 자신의 욕구를 희생하고 부모를 보호·보살피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즉, 부모와 자녀의 역할이 전도되어 자녀가 부모의 대리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부모화 현상은 가정 내 갈등과 위기가 자녀에게 전이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간의 갈등 상황에서 자녀는 약자인 부모와 동맹을 형성하여 강자에 맞서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녀는 부모의 안녕을 책임지게 된다. 이처럼 부모-자녀의 역할이 뒤바뀌면서 자녀는 성인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화된 자녀는 자신의 욕구보다 가족의 요구에 더 집중하게 되며, 부모에 대한 과도한 배려와 희생적 행동을 보인다. 이로 인해 자녀 자신의 발달과업이 지연되고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역할 전도 경험이 축적되면 부모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 완벽주의, 자기중심성 등의 성격적 특성이 발달할 수 있다.
1.2. 부모화와 관련된 심리적 특성
부모화와 관련된 심리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부모화된 자녀들은 타인을 돌보고 배려하는 행동을 보이며, 이로 인해 적응적이고 유능하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피상적으로는 적응적이고 긍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심리학자들은 이들의 내면적 심리 경험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타인을 보살피는 마음은 확실히 적응적이지만, 자신의 욕구를 보살피는 행동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 채 강박적으로 타인을 보살피게 되면 자신의 욕구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부모화된 자녀들은 자아애적 성격을 보이는데, 주로 부모가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해서 채워주는 역할을 해온 자녀들로서 자신의 재능 및 중요성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며 타인의 비판에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진정한 감정이입이 어려워 친밀한 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보인다. 부모의 기대가 의젓한 모습이므로 겉으로 드러난 행동은 의젓하고 독립적이며 책임감 있는 모습이지만 이러한 행동 자체가 부모의 기분에 민감한 반응의 결과이므로 부모의 정서에 매우 의존적이며 덜 분화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부모화된 자녀는 현실적 자신의 욕구보다 부모의 욕구를 우선시하게 되어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존재감을 가지게 되며, 자신의 욕구를 억제하고 부모를 배려하는 행동에 몰두하게 된다. 이로 인해 부모와의 관계에서 불공정한 느낌을 비롯한 우울, 불안,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