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국내 환경오염 사건 분석
1.1.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1.1.1. 사건의 경과
1991년 3월, 대구에서는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폭발적으로 접수되었다. 이에 당시 KBS기자가 취재를 통해 밝힌 원인은 다음과 같았다. 1991년 3월 14일 밤 10시 경북 구미시 구포동에 위치한 두산전자의 페놀 원액 저장탱크에서 페놀수지 생산라인으로 연결된 파이프가 파열되었으나 관리소홀로 빠른 발견이 되지 않아 3월 15일 새벽까지 약 30톤의 페놀원액이 낙동강 지류인 옥계천으로 흘러 들어갔다. 당시 낙동강의 페놀 수치는 0.035ppm으로 한국 허용치 기준인 0.005ppm의 22배, 세계보건기구 허용치의 110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를 기록했으며, 환경당국과 대구지방검찰청이 대대적 수사에 돌입했는데 이 사건 이전에도 페놀을 정화하지 않고 무단 방류한 일이 여러 차례 드러났고, 수돗물 악취 관련 민원이 대구시에 접수된 적이 있었음에도 대구시에서 제대로 원인 조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1.1.2. 원인 환경오염 물질 및 피해 발생 원리와 기전
이 사건의 직접적인 환경오염 물질은 '페놀'이다. 페놀은 방부제, 소독제로 사용되는 원료로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으며 피부에 접촉되면 발진, 소화 장애, 신경계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이처럼 인체에 치명적인 고농도의 페놀은 원칙적으로 소각처리되어야 하나 기업의 과실로 다량의 원액이 식수원인 낙동강으로 유출되었다. 페놀이 유출된 낙동강 물은 수돗물 정화 과정을 거쳐 시민들에게 공급되었는데 이는 더 끔찍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수돗물을 정수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염소가 사용되는데, 페놀은 염소와 반응을 일으키면 클로로페놀이 되어 독성이 한 단계 더 높아서 미량일지라도 심한 악취를 발생시킨다. 대구시에서는 수돗물 악취 민원이 접수되자 원인 규명 없이 정수과정에서 사용되는 염소의 양을 늘린 사실도 있어 피해가 더 커졌다.
1.1.3. 생태계 및 인체 피해 현황
취수장을 오염시킨 페놀은 낙동강을 타고 흘러 밀양, 함안, 칠서 수원지 등에서도 잇따라 검출되었으며 부산, 마산을 포함한 영남 전지역이 페놀 파동에 휩싸였다. 페놀로 오염된 물을 이용한 시민의 대부분이 악취를 느꼈고, 기관지 이상, 소화기 이상,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다. 또한 수족관 물고기 떼죽음, 임산부들의 사산, 유산 및 정신적 육체적 피해, 기형아 출산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피해가 접수되었다. 비공식적으로는 대구시민의 77%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1.1.4. 교훈 및 사건 이후의 변화
이 사건을 겪으며 물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고 환경문제가 생존문제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시민들은 대대적으로 해당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했고 이는 국내 최초의 자발적 기업 불매운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은 국민들에게 외면받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업에 매수되어 편의를 봐준 공무원 및 전문가와 감독책임을 소홀히 한 관계기관들 또한 강하게 질타했다. 사건 이후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시행되었으며 다각도의 노력을 병행한 결과, 사건이 발생한지 31년 가까이 지난 현재 포항에서 대구를 지나 낙동강까지 흘러드는 금호강, 경남 창녕 낙동강 남지 등 낙동강 인근 강과 하천들의 수질등급은 상당히 개선되었으나 낙동강의 수질은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페놀 유출사건의 책임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