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자전적 글쓰기와 에세이
1.1. 상황과 이야기
1.1.1. 책 및 지은이 소개
비비언 고닉은 미국의 비평가이자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이다. 뉴욕시티칼리지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에는 기자로 활동하며 여성운동을 취재하고 새로운 세대 페미니즘 등장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아이오와대학 예술대학원에서 논픽션 쓰기를 지도했으며, 윈덤캠벨문학상 논픽션 부문과 베스트아메리칸에세이상을 수상했다.
1.1.2. 글의 구조
저자는 추도사의 예를 들며 글의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추도사 작성자는 선배 의사의 가르침을 받던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고, 이러한 기억이 추도사의 구조를 결정하는 구성 원리로 작용한다. 즉 구조는 질서를 부여하고, 질서는 문장의 모양새를 다듬어 언어의 표현력을 높인다. 이렇게 농밀해진 표현력은 연상에 깊이를 더하게 되어 멋진 드라마가 짜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짜임새가 바로 "결(texture)"이며, 이는 글에 대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또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서술자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망각해서는 안 되며, 자신이 말하는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 즉 살아 움직이는 존재로서의 자신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는 자아가 명확할 때 글에 생명력이 더해진다는 것이다.
1.1.3. 자전적 이야기와 페르소나
자전적 이야기와 페르소나는 작가가 자전적 글쓰기를 할 때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다. 자전적 이야기를 쓰는 작가는 주제와 관련하여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상상한다. 작가의 민낯이라는 원료로 만들어지는 서술자가 바로 페르소나가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서술자 혹은 페르소나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민낯의 자아에서 페르소나를 빚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설이나 시에서는 창조된 인물이나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작가의 대리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논픽션의 페르소나는 대리인이 아니다. 논픽션 작가는 소설가나 시인이라면 거리를 둘 수 있는 변명과 낭패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에세이나 회고록을 쓸 때는 반드시 페르소나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는 조명도구나 마찬가지다. 이게 없으면, 주제도 이야기도 있을 수 없다. 회고록이나 에세이를 쓰는 작가는 그런 페르소나를 빚어내기 위해 소설가나 시인처럼 자기 성찰이라는 견습 기간을 거치며, 왜 말하는가, 무엇을 말하는가를 동시에 알아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설명한다. 모든 문학 작품에는 상황과 이야기가 있다. 상황이란 맥락이나 주변 환경, (가끔은) 플롯을 의미하며, 이야기란 작가의 머리를 꽉 채우고 있는 감정적 경험, 혹은 통찰과 지혜, 혹은 작가가 전하고픈 말이다. 자서전의 주제는 항상 자기 인식이지만, 진공 상태에서의 자기인식이란 있을 수 없다. 시인이나 소설가처럼 회고록 작가도 세상과 교류해야 한다. 교류는 경험을 낳고, 경험은 지혜를 낳으며, 결국 중요한 것은 이 지혜, 더 정확히 말하면, 지혜를 향한 정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글을 읽을 때 서술자를 아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글 속으로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간다. 이렇듯 우리가 서술자를 알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서술자의 능력이다. 따라서 작가는 자전적 글쓰기를 할 때 페르소나를 개발하여 서술자로 삼으며, 이를 통해 독자와의 신뢰를 쌓고 자신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1.2. 에세이 작가론
에세이 작가들이 자신을 모르는 상태에서 집필을 한다면, 다시 말해, 정체를 확실히 알 수 없고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