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무용론에 빠지기 전에 사람의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라!
생성AI의 시대를 맞아, 메타버스의 새로운 판도가 펼쳐진다
기술보다 경험을 설계하는 프레임 전환이 필요한 순간
2023년 상반기, 전 세계가 챗GPT로 떠들썩했다. 불과 1~2년 전을 더 뜨겁게 달구었던 메타버스는 정작 그 열풍이 사그라지며 역풍을 맞은 듯 보였다. 하지만 초거대 인공지능(AI)이 오히려 웹 3.0시대 메타버스 구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갖춘 생성AI가 활용된다면, 입력 환경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던 이용자들이 대화만으로 자유롭게 메타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지금까지의 진입장벽을 뛰어넘는 광활한 공간과 기회가 펼쳐지리라는 것이다.
‘내가 만든 공간은 왜 선택받지 못할까?’ 온라인 쇼핑몰부터 시작해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가상공간에서 사람을 끌어모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고민이다. 이제 메타버스가 더 많은 사람이 모이고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사랑받는 공간, 살아남는 공간에 대한 요구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모이는 가상공간은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에 대한 고민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
전작 《마케팅 브레인》에서부터 고객 가치의 중요성을 전해온 저자 김지헌 교수는 지금까지 메타버스 시장에서 기술이나 NFT 등만 이야기될 뿐, 정작 메타버스를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에 관해서는 이야기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브랜드 심리학자로서 고객의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바라보고 경험 가치를 높이는 방안에 집중하면서, 이를 위해 ‘심리학 관점’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즉, 비즈니스 이전에 사람을, 기술 이전에 경험을 생각함으로써 가상공간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꾸자는 말이다.
책을 관통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가상세계에서 자극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일까? 어떤 경험을 했을 때 그 공간을 만족스럽게 기억할까? 저자는 온오프 공간에서의 감각 반응에 관한 연구부터 메타버스 자체에 관한 최신 논문을 샅샅이 뒤져 그 답을 찾아 나간다. 메타버스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마케팅 실무자부터, 공간이나 가상세계 자체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까지 두루 읽으면 좋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브랜드 심리학자, 메타버스를 생각하다》는 총 10장에 걸쳐 공간의 형태와 배치, 색과 온도, 제품의 진열, 아바타끼리의 상호작용까지, 가상공간의 설계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촘촘하게 다룬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메타버스를 그저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어떻게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육식제국』은 미국 뉴스쿨대 정치학과 조교수인 티머시 패키릿은 약 6개월 동안 미국 내 상위 10위에 속하는 대규모 도축장에서 일하면서 그곳의 실상을 낱낱이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맨 처음 도축장의 냉각실에 배정되어 소의 간을 매다는 작업을 맡게 된다. 이후 실질적인 도살이 이뤄지는 킬 플로어로 옮겨 도살 작업을 직접 목격하기도 하고, 품질관리 직원으로 승진해 그곳의 위생 실태와 감시체계를 관찰한다.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묘사된 도축장의 모습과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지는데, 특히 살아 있는 소를 도륙하는 킬 플로어에 대한 묘사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또한 허술한 광우병 검사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위생관리 등은 읽는 내내 매우 충격적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박정희 정부 시기 그 원형이 만들어지고 박근혜 정부 때 그 비극적 결과를 보여 준 ‘청와대 정부’라는 개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에서 정부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적 논평서’인 동시에, 이를 통해 민주적 정부/통치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