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의 단편 20세기 모단걸 감상문

소개

정이현의 단편 20세기 모단걸 감상문.다소 비판적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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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김연실전>을 현대여성소설가의 시각으로 새로 쓴 <20세기 모단걸>은 매우 호기롭게 출발하여 새로운 전개를 보여준다. 신문물을 받아들인 여성을 부르던 ‘모단’걸이라는 용어를 ‘모단’은 ‘못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며 과감하게 비꼰다. 이런 과감한 어투로 ‘그녀에 관한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왠지 시작하자마자 끝난 듯 한 느낌이 든다. 김연실을 재해석한 측면은 무엇이 있는가. 김동인의 김연실 보다 더 윤리적이고 더 이성적인 캐릭터라는 점, 그래서 감정 없이 육교하는 스토리가 빠졌고 맹호덕이 반하게 만들었으며 그의 구애를 단번에 거절하고 문학에만 정진했으나 모함을 받고나서 머리를 싹둑 자른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점을 김동인의 김연실보다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신여성이 여성의 새 가치관으로 자유연애를 유독 강조한 측면이 비록 지금도 아쉽게 남지만, 정이현이 그린 김연실은 주체적인 애정관이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되는 나이야 개인차이가 있겠지만 십 오륙세의 처녀가 난생 처음 이성에게 뜨거운 구애를 받고 관심을 받는데도 이유없이 물리치기만 하는 것은 오히려 근거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맹호덕이 싫어서도 아니고 지금은 공부에 정진할 때니 훗날을 기약하겠다는 결심도 아니다. 어릴 때부터 고아의식을 갖고 있던 그녀가 멀리 타지에 나와 홀로 생활 할 때 오히려 맹호덕의 뜨거운 관심은 그녀가 고맙게 받아들일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가 맹호덕의 관심을 물리칠 때는 - 김연실을 주체적인 여성으로 그려내고 싶다는 전제가 있을 때, 더욱 그럴 듯한 이유가 설정 되었어야만 했다. 그녀가 뚜렷한 이유 없이 맹호덕을 거절한 행동에는 규범을 의식한 느낌이 난다. 오히려 김동인의 김연실은 현대의 시각으로 봤을 때 사랑 없는 육교였든 어쨌든 김연실 스스로가 한 선택이었고 남성의 주도로만 이뤄진 관계는 아니었다. 소설 속에서 김연실이 관계 맺은 모든 남성들은 김연실이 선택한 남성이었고 그녀의 계획 하에 만남이 진행되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