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물 속의 사막 - 기형도 감상문

소개

`물 속의 사막 - 기형도` 감상문

목차

없음

본문내용

시를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아내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냥 생각나는 단어들을 주욱 늘어놓은 것만 같고 연결성이라고는 없는 것 같아서 아무리 함축적인 시이기는 하지만 이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이나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찬찬히 보면 이 시는 풍요로움 속에서도 건조하고 메마른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좁게는 풍족한 세상 속에서 외로워하는 쓸쓸한 시인의 마음이거나 말이다.
시는 밤 세시 라던지 유리창, 비닐집, 장마비, 아버지를 한 연마다 맨 앞에 내세워 그에서 연상되는 쓸쓸한 이미지를 그려 나갔다. 쓸쓸함을 느끼게 하는 요인들은 연마다 다 달랐지만 모두 비 오는 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비는 땅속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그냥 땅의 표면으로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밤 세시, 빌딩이 늘어선 비 오는 도시에 ‘나’는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인 것처럼 인기척조차 내지 않는다.
비 오는 유리창은 옥수수 잎 같이 번지는 비로 한 가득이다. 이런 장마 속에서 어떤 개는 어디로 간지도 모른채 자신의 집을 버린다.
환하지만 차디찬 빌딩은 도시에 사는 의심 많은 자들의 침묵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자들이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라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장마비는 아버지의 모습을 데려왔다가 도로 없는 사람인냥 씻어 내려간다.
이렇게 장마비 속에 생각난 아버지는 ‘나’가 지금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질문하도록 해준다. 검은 유리창 속에 흰 와이셔츠를 입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꿈을 갖고 살던 시절의 각오들이 어디로 사라졌을지 의문을 갖게 하고 그때와 대비되는 현실의 삶에서 소리치도록 만든다.
시는 통틀어 장마비가 내리는 어두운 날, 도심 속의 빌딩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자신의 삶에 대해, 현대의 삶에 대 해 쓸쓸하고 삭막함을 느끼고 있는 ‘나’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 시에서처럼 현대의 우리의 삶은 건조하기 그지없다. 주 5일제 근무나 다양해진 레져스포츠와 같은 여가활동으로는 채울 수 없는 마음 속의 삭막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무조건 우선시 되고, 남을 위하기에 앞서 우선 나의 이익부터 걱정이 되는 사회에서 조금의 양보나 배려는 숨 쉴 틈이 없다. 그러니 무미건조하고 각박한 사회가 되어 갈 수 밖에 없고 말이다. 그런 숨 쉴 틈 없는 사회가 빌딩의 이미지로 와닿았다. 아무리 비가 와도 받아들일 수 없는 차가운 시멘트건물은 현대인들의 마음과도 같았다.

참고자료

· <물 속의 사막>, 기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