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세계문학, 인문, 줄거리]로브 그리예 `질투`

소개

단순 줄거리 요약
한글 2002 이상

목차

없음

본문내용

지금 지붕의 남서쪽 모서리를 받치고 있는 기둥의 그림자가 테라스의 동위각을 이등분하고 있다. 지금 지붕 끝부분의 그림자는 몸체 모퉁이의 수직한 두 면과 테라스가 만들어 내고 있는 선에 직각으로 정확하게 일치되어 있다. 방금 A는 중앙의 복도로 향한 도어를 열고 침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활짝 열려 있는 창 쪽을 보지 않는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물결치는 검은 머리가 양 어깨와 등 뒤에서 부드럽게 움직인다. 난간을 받치고 있는 굵은 가로 목의 페인트칠이 거의 다 벗겨져 있다. 침실 안에서 내다보면 시선의 난간 너머 저 멀리 작은 골짜기와 마주보는 산허리 위, 재배장의 바나나나무 사이에 가 닿는다. 같은 맞은편에 국도가 뚫려 있다. 국도는 고원 언저리보다도 조금 낮았다. 그것이 불하지로 통하는 유일한 길인 동시에 불하지의 북쪽 경계가 된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국도에서 창고 앞에까지 뚫려 있었는데, 길은 거기서부터 다시 내려와 집까지 이어져 있다. 땅의 경사는 광장에서부터 갑자기 두드러지는데, 그 결과로 남쪽 정면에 있는 테라스의 중앙부분은 마당보다 적어도 이 미터는 높다. 마당을 둘러싸고 있는 바나나나무의 푸른 숲이 넓어 재배진 경계에까지 다다르고 있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경사진 소농지는 새싹이 많이 자랐지만 관찰하기는 훨씬 쉽다. 실제로 그 곳은 눈에 가장 잘 띄는 장소이기 때문에 감시할 필요는 거의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방금 닫은 도어에 기대선 A는 칠이 벗겨진 난간의 나뭇결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좀 더 가까운 창문의 역시 칠이 벗겨진 받침대로, 다시 더 가까운 마룻바닥의 잘 닦여진 나무로 옮겨졌다. 그녀는 침실 안으로 두세 걸음 옮겨서 커다란 장롱으로 다가가더니 그 제일 윗서랍을 연다. 그리고 종이쪽지를 뺀다. 살펴보더니 일어나 조용히 서 있다. 좀 더 밝은 곳으로 가 종이쪽지를 읽는다. 편지를 든 채 서랍을 닫고 같은 종이를 한 장 꺼내 만년필로 쓰기 시작한다. 지금 지붕 남서쪽의 모퉁이를 받치고 있는 기둥의 그림자가 테라스의 중앙 부분을 가로질러 포석 위로 뻗어 있다. 테라스 한 쪽 끝은 부엌으로 통해 있다. A의 목소리 뒤로 흑인 요리사의 소리가 들리고 A는 식사를 명령했다. 태양은 고원의 가장 우뚝한 바위 뒤로 모습을 감췄다.

참고자료

· 로브 그리예 `질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