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거리의 보행권

목차

없음

본문내용

혹시 이번 주말에 동대문 일대를 찾을 생각인가? 보물 1호 흥인지문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거나 대형 패션 쇼핑몰들의 화려한 불빛 아래서 쇼핑을 하며 여름밤을 즐기고 싶다면 몇 가지 명심해야 될 것이 있다. 동행한 사람의 손을 꼭 붙잡고, 손에 들고 있는 짐은 최소화하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뚜껑이 열린 가방을 들고 낯선 이의 옆에서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잠깐 놀랄 지도 모른다. 아! 그리고 차도와 인도를 경계 짓는 울타리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는 날렵함과 담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2005년 6월 4일. 토요일 밤의 동대문 거리는 넘쳐나는 사람들을 감당하지 못해 헉헉대고 있었다. 두산타워에서 AM/PM으로 이어지는 대형쇼핑몰들에서 쏟아내는 엄청난 수의 인파를 감당하기에 그 곳은 인도는 너무 왜소했다. 거기에 각종 먹을거리와 잡화들을 판매하는 노점상들까지 더해 동대문 거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사실 동대문 거리의 보행권 문제는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동대문에 대형 쇼핑몰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동대문은 사람 많은 서울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동대문의 인도는 쇼핑몰들이 생기기 전과 그대로이며 오히려 쇼핑몰들로 인해 더욱 좁아진 곳도 있는 형편이다. 또한 이렇게 좁은 인도조차 노점상들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대문에서 다른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 걷는다는 것은 이제는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변혜정(41, 서울 서대문구)씨는 ‘차도 쪽으로 길을 넓힐 수는 없을 것 같고, 길거리에 노점상들이라도 정리하면 길이 훨씬 넓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인도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노점상들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