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과 평론] 개같은 날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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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인물은 아니지만 영화곳곳에서 맥을 이어가는 ‘여기자’또한 신선한 캐릭터로 보여진다. 1990년대 중반에 여기자라는 전문적인 직업여성의 활동을 보여줌으로써 영화는 옥상의 여성들과 진을 치고 있는 아파트 밑의 남성들로 이분화하고 있지만은 않고 있다는 무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박4일 동안 벌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궁극적인 여성해방을 바라는 것은 섣부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관객들은 또 어쩌면 나또한 여권신장을 부르짖는 옥상위의 여인들을 통해서 영화속에서의 여성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 속에서도 그러한 점이 어찌 보면 한계로 지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모습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보여진다. 옥상에서 끝까지 항거하지 않고 끝내 내려오는 여성들의 모습, 윤희(정선경)가 정보석(경찰대장)에게 화해의 악수를 청하고 경찰차에 호송되어 가는 모습들이 그것이다. 이것은 끝내 해결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문제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의 약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인권신장을 외쳤지만 결국 그것은 외침에 불과했을 뿐 영화는 그것의 구체적인 대안이나 방법론은 내 놓지 못하고 있다. 남성을 시발점으로 결국 경찰이라는 남성에게서 끝을 맺고 있는 것 또한 여성에게는 안타깝게 비쳐지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한계들을 다시금 고려하고 본다면 이 영화는 분명 페미니즘적인 메시지를 다분히 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카타르시스라는 배설적 역할로 볼 때도 그러하거니와 여권신장을 외쳤다는 그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살았을 무지한 여성들에게 또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았을 남성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를 낸 영화이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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