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독후감] 존 스타인벡 [생쥐와 인간] - 소박한 꿈과 냉혹한 현실 사이의 비극

소개

"[A++독후감] 존 스타인벡 [생쥐와 인간] - 소박한 꿈과 냉혹한 현실 사이의 비극"에 대한 내용입니다.

목차

1. 서론: 이야기의 간결함이 주는 압력

2. 본론
2.1 시대적 배경과 이동 노동의 조건
2.2 조지와 레니의 관계 구조
2.3 ‘자신의 땅’이라는 꿈의 의미
2.4 폭력, 책임, 그리고 자비의 문제
2.5 부차적 인물들이 보여주는 고립(캔디, 크룩스, 컬리의 아내)
2.6 형식과 문체: 연극적 구성과 반복의 효과
2.7 장애, 젠더, 인종에 대한 시선
2.8 독서 과정에서의 감정 변화와 깨달음
2.9 오늘의 현실과의 연결

3. 결론: 꿈 이후에 남는 것

본문내용

『생쥐와 인간』은 얇다. 그러나 이 얇음은 빈약함과 거리가 멀다. 페이지 수가 적은 대신 문장들이 서로를 압축하며 밀어붙인다. 처음 몇 쪽을 넘기는 동안 나는 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거의 쓰지 않았다. 대신 장면과 장면 사이의 간격이 얼마나 촘촘하게 봉합되어 있는지를 느끼는 쪽으로 집중이 끌렸다. 반복되는 대화, 인물들이 입에 붙여 말하는 꿈, 그리고 그 꿈이 놓인 환경의 냉기가 서로 맞물리면서, 소설은 길이가 아니라 밀도로 독자를 압박한다. 얇고 단단한 금속판을 손으로 구부리려다 금세 포기하는 감각이 든다.
이 작품을 읽으며 먼저 떠오른 말은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지만, 함께 산다는 말이 꼭 위로로 작동하지는 않는다’였다. 조지는 레니 없이 더 가볍게 살 수 있다. 레니는 조지 없이 더 위험하게 살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명백히 부담이자 필요다. 관계가 어떤 때는 버팀목이지만, 다른 때에는 무게추가 된다는 사실을 스타인벡은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보여 준다. 이동 노동자들의 임시 막사, 하루벌이 일자리 앞의 긴 줄, 싸구려 술집과 좁은 숙소의 공기를 견고한 무대처럼 세워 놓고, 그 안에 두 사람을 입장시킨다. 나는 이 무대가 일상의 공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가장 서늘했다. 불안정 노동, 불안정 주거, 불안정 관계라는 세 단어가 1930년대의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우리만의 땅’에 대한 꿈이 처음 등장했을 때, 나는 다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자기만의 작은 공간을 갖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런데 소설이 조금 더 진행되자 그 욕망의 질감이 달라졌다. 그것은 단지 소유의 문제도, 성공의 담론도 아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권리를 회복하고 통제감을 느끼고 싶다는 최소한의 바람이었다. 오늘 일을 그만두더라도 내일의 밥을 굶지 않는 상태, 타인의 기분과 폭력에 생계를 걸지 않아도 되는 상태. 나는 이 꿈이 거창해서 슬픈 것이 아니라 너무 소박해서 슬프다고 느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