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감상문] 김혜자님의 생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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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김혜자라는 이름을 들으면 언제나 마음이 조금 따뜻해진다. 그녀가 오랜 시간 배우로서 보여준 모습들은 드라마 속 한 장면을 넘어, 한 인간이 삶을 어떻게 대하고 품어왔는지를 담은 듯한 진심이 묻어난다. 나는 어릴 적 ‘엄마 역할’로 그녀를 처음 만났다. 텔레비전 속에서 언제나 자식 걱정을 하는 모습, 잔소리 같지만 깊은 사랑이 담긴 대사들, 그리고 그 특유의 잔잔하고 진심 어린 눈빛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문득 그런 인물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을까, 무슨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러던 중 ‘생에 감사해’라는 제목을 보게 되었다. 짧고 단순한 말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감사한다는 말이 참 쉬운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매일 그런 마음으로 살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과연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기에 그 모든 날들 앞에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그 말에는 고통이나 후회, 아픔마저도 품어내는 넉넉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어느 순간부터 하루하루를 그저 ‘버티는 시간’처럼 느끼고 있었다. 특별한 고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이 메말라 있고, 어떤 일에도 쉽게 감동받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던 시기였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마치 다정한 손이 되어 “지금, 너의 삶은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니?”라고 조용히 물어오는 듯했다. 화려하지 않고, 거창하지 않은, 한 사람의 인생 속에서 발견되는 진심 어린 이야기를 통해 나도 다시금 ‘사는 것’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단순한 에세이나 수필처럼 소비하기보다는, 오랫동안 곁에 두고 천천히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음이 복잡하거나 삶이 고단하게 느껴질 때면 이 책을 펼쳐, 그 안에서 김혜자라는 사람의 시선과 숨결을 빌려 나의 하루를 바라보고 싶었다. 그렇게 이 책은 단지 유명한 배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나에게 건네는 한 편의 고요한 대화처럼 느껴졌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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