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태극기 휘날리며

소개

태극기 휘날리며 감상문입니다. 분량이 적절하고 읽기 쉬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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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총, 북(北), 진하게 풍기는 남성적인 분위기와 카키색 포스터, 그리고 역사에 짓밟혀 버린 대한민국 청년들의, 눈물샘을 자극시키고도 남을 인간애에 대한 외침. 직전에 감상한 <실미도>라는 대작과의 유사 코드가 지나칠 만큼 풍부하게 느껴졌던 터라, 내가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에 가졌던 첫 인상은 그야말로 '반감'이었다. 게다가 주위에는 원빈'오빠'와 장 동건'님'을 보기 위해서라도 이 영화를 보러 갈 거라고 소리 지르는 뭇 아해들이 여기저기 눈에 밟혔으니, 막연한 시기심이 발동해버린 것이었다. 그래 보지 말자, <올드 보이>에 감탄하고 <실미도>에 눈시울 붉혔으면 나로서는 한국 영화에 할 만큼 한 거라는 억하심정까지 생겨버렸다. 하지만 이것도 얼마 가지 못한 채, 영화를 보지 않았다가는 한동안 대화의 틈바구니에 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강한 걱정을 수반한 상태로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년 전,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때문에 그랬던 것처럼.
초반 시퀀스에서 내 머리를 지배한 것 역시,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반감'이었다. 어색한 원빈의 앳된 말투, 구두닦이라는 직업과 전혀 어울리지 않게 귀티 만발한 장동건의 자태. 쳇 역시 하는 실소를 머금으며, 영화의 초반은 그렇게 흘려버렸다. 하지만.
굉음 - 실로 고막을 터뜨릴 듯 강렬한 - 과 함께 스크린을 에워싼 전쟁터의 피바람은 미스캐스팅만을 운운하던 나의 정신을 빼놓았다. 스필버그 선생의 영화를 따라하고 안 하고의 여부를 떠나, 이러한 전투신은 감히 우리 영화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임은 확실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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