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디즈니만화영화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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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세계에서는 재미와 재치를 즐기는 동안 심층적인 문제들은 사라져버리고 가치는 전도되어버린다. 전세계의 문화권에서 태고적부터 전해져오던 이야기들, 우리 내면의 심층적인 문제들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면서 해당 문화권마다 독특한 풍취를 전하던 동화와 민담들, 이것들은 이제 디즈니의 만화영화 제국에서 정형화된 하나의 이미지로 영원히 굳어버린 채 오직 재미와 즐거움만을 선사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림에 삶을 불어넣는다는 뜻의 애니메이션(animation)은 이런 의미에서 세계 문화의 생동감을 '죽인' 결과가 되었다.
디즈니는 엄청난 영화 산업, 캐릭터 산업,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같은 테마 파크 등을 가진 대기업인 동시에 미국 문화의 가장 중요한 문화 자본의 하나가 되었다. 디즈니는 미국을 지배하는 아주 중요한 문화적 자원이며, 미국을 대변하는 환유가 되었다. 미국의 국장(國章)인 대머리독수리는 거의 미키마우스로 대체될 정도이다. 이들이 오직 아름다운 색깔로만 그려놓고 있는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 뒷전에서는 미국의 힘, 자본의 힘, 남성의 힘이 부드럽게 우리의 뇌 속에 들어와 자리잡는다. 이 세계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서 더 이상 지우기 힘든 제국이 되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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