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소송' 보고서/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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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단순히 범법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무고한 유태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열차 내 가스실 설치를 고안한 아이히만은 전범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한다. 그는 피고인으로서 법정에 서게 된 이유, 또 그의 죄가 무엇인지 조차 알지 못했다. 수많은 목숨을 희생시킨 범죄를 자행했음에도 자신의 유죄를 부정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철두철미한 준법정신과 근면성 때문이었다. 아이히만은 그저 지시받은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자신을 항변한다. 오히려 자신이 고안한 열차로 일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고 스스로를 옹호한다. 죄를 인정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유태인의 죽음에 대해 자신의 명령이나 권한은 없었고 시키는 것을 그대로 실천한 한 인간이라 단정 지으며 월급을 받는 입장으로서 맡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것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일이라며 수동적인 답변으로 자신을 변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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