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유럽중심주의 담론은 지난한 시간 동안 학문의 외피를 쓰고 운위되어왔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에드워드 사이드는 유럽중심주의(오리엔탈리즘)를 동양에 대한 서양의 사고방식이자 권력과 결합된 지식체계라고 정리한다. 에드워드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교보문고, 2007.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을 타자화 시킴으로써 유럽, 즉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유럽문명과 문화의 필수 구성 성분이라는 것이다. 즉 오리엔탈리즘은 어떤 역사적 실체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존재론적, 인식론적 구별에 따른 사고체계일 뿐이며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 억압하기 위한 도구였다. 이러한 유럽중심주의는 유럽의 헤게모니가 진전됨에 따라 강화되어왔으며 동양에 대한 왜곡을 지속시키며 전개되어왔다.
이와 같은 사이드의 통찰이 제시된 이후로 유럽중심주의 혹은 서구중심주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비판은 거의 모든 학문 분과에서 수행되어오고 있다. 이제 학문적 수준에서 유럽중심주의 비판이 갖는 정당성은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으며, 어떻게 보면 조금은 진부한 논의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즉, 학문 분야에 있어서 유럽중심주의 비판이 갖는 일상성이 유럽중심주의를 비판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오히려 분식시키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유럽중심주의가 갖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직시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적실한 방법론을 택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유럽중심주의는 유럽인들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형성되고 축적된 방대한 지식체계이다. 그것은 헤겔과 맑스, 막스 베버 등 서양의 석학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강화되어왔다. 이들의 논의를 간단히 개괄해 보면, 헤겔의 경우 절대정신, 이성의 발전과정에 입각한 역사철학을 통해 유럽, 특히 게르만 민족의 진보와 동양의 정체성을 묘사했다. 즉 진보사관의 입장에서 각 문명의 위계를 설정하였고 그 위계에 따르면 동양은 고대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위치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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