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가 휘두른 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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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0살이 되면서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일컬어지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사색 없이 지내온 과거의 하루하루를 부끄럽게 여길 만큼 인생의 무게를 느낀 나는 철이 들어 갔으며, 나는 이제 나의 일거수일투족과 나의 뇌에서 수도 없이 일어났다가 살아지는 생각들이, 지금 당장 나의 외적인 가치를 증진시키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닌지를 끊임없이 판단하고 검열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러한 나를 잠시나마 문학적 감수성이라는 성역으로 해방시켜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마침내 이 책은 내 안에 얼어붙은 이성적 이기심을 깨뜨리고, 배금주의가 만연하고 휴머니즘이 상실된 우리 세상에 통쾌한 일격을 가하는 도끼였음을 실감했다.
지금까지도 학제적이며 철학적인 담론이 오가는 데 비해, 줄거리는 단순하다. 외판사원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이 흉측한 벌레로 변해 버린 것을 발견한다. 가족들과 직장 상사는 침대 위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그에게 등을 돌린다. 평소 열심히 일하면서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해 왔던 그였지만 이제 일할 수 없는 그는 짐짝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것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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