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의 우산, 상류엔 맹금류 황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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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우산’과 ‘상류엔 맹금류’ 두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불행하다. 그렇다면 그들의 불행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디디의 우산’ 속에는 디디와 도도를 비롯해 그들의 어린 시절 동기들인 케이, 제제, 씨씨, 피비, 비비와 같은 젊은 세대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왜 그들이 그토록 힘이 드는지, 그들의 일상이 불안하게 흔들리는지 불행의 이유를 알지 못 한다. 회사는 디디에게 ‘유연한 회사와 유동성 있게 운용되는 노동시장’ 속 에서 ‘자유롭게 일할 권리’를 지녔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운용된 ‘합리적인 고용시스템’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합리적인 고용적인 고용시스템 안에서도 디디와, 디디의 친구들은 불행하게 비춰진다. “야간수당이 없고 식비와 차비는 별도로 지급되자 않으며 근무 중 다쳐도 회사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회사의 말은 이들이 왜 불행한지에 대해, 이들의 불행이 이들의 잘못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회사는 유연하고 여러분은 자유입니다.”라고 이야기할 뿐이다. 이것은 우리와도 멀지 않은 이야기이기에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직장에서 앞니 세 개를 잃게 된 디디에게 회사가 치료비를 댔으니 도중에 그만 두면 그동안 받은 치료비를 다 물어내야한다고 말하는 모습이나, 이를 뽑은 아픔보다도 비용을 더 걱정해야하는 참담함, 내일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조금만 더, 라고 하면서 그것을 유보해야하는 현실의 각박함 등은 우리 주위에서도 볼 수 있는 삶의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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