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이 태어날 때 임을 따라 태어나니
이는 한평생 함께 살아갈 인연이며, 또한 어찌 하늘이 모를 일이던가
나는 오직 임을 위해 젊음을 지니고 있고 임은 오직 나만을 사랑하시니,
이 (나의) 마음과 이 (임의) 사랑은 견줄 곳이 다시 없다.
평생에 원하기를 함께 살려고 하였더니
늙어서야 무슨 일로 외따로 두고 그리워하는가.
엊그제까지 임[宣祖]을 모시고 광한전에 있었는데
그동안에 어찌하여 하계에 내려왔는가
내려올 때 빗은 머리가 흐트러진 지 이미 삼년이나 되었네
연지와 분은 가지고 있지만 누구를 위하여 곱게 화장할 것인가
마음에 맺힌 근심이 겹겹이 쌓여 있으니
짓는 것은 한숨뿐이고, 흘리는 것은 눈물뿐이다.
인생은 유한한데 근심걱정은 한이 없다.
<중 략>
이에 비하여 <속미인곡>에서는 그러한 과장이 사라지고 진솔하게 임을 그리워하는 자기의 현실을 노래한다. <사미인곡>은 신화적인데 비하여 <속미인곡>은 현실적이라 할 수 있다. <사미인곡>에서는 송강이 임에 대하여 가지는 자신과 자만심이 보이나 <사미인곡>에서는 임과의 인연도 언급하지 않고 스스로 잘나지도 못하였으나 임이 사랑하게 되었다고 노래하여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미인곡>에서 임과의 이별 때문에 걸린 병은 편작이 열이라도 고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속미인곡>에서는 임과 꿈에 만나 정화(情話)를 나누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 역시 <사미인곡>이 <속미인곡>보다 과장된 표현이 많음을 나타낸다. 이것으로 <사미인곡>이 송강의 자신있고, 외향적이며, 사치스러우며, 멋있는 과장을 활용한 연주지사라면 <속미인곡> 은 내향적이고, 겸허하며, 소박하고 진실하게 표현한 연주지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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