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는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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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논리는 가르친다. 모든 것을 시장 손에 맡기고 정부는 그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정부규제에 대한 폐해 때문에 경제의 비효율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맞는 논리이며, 이미 수 많은 경제학자들이 침 튀기면서 열변을 토하는 논리이다. 최저임금제에 대해서도 그들은 최저임금제를 만들면, 오히려 노동수요자들의 수요가 줄기 때문에 실업이 증가할 것이고, 최저임금제에 미달하는 미숙련 노동자들의 해고사태가 일어 난다고 한다. 그래프와 논리는 정확하게 이 주장에 대한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임금은 그 일에 대한 가치를 반영한다는 것을, 낮은 임금을 받는 일이라면 높은 임금을 받는 일에 비해 가치가 낮다는 논리를 우리 머리 속에 스며들게 하였다.

20대 대학생은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민감한 부분은 ‘연봉’이다. 연봉이 높을수록 사회적으로 대접받을 수 있고, 그 만큼 자신이 하는 일이 고급의 직무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심리일 것이다. 그래서 대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한다면 누구나 보았을 비 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삶을 당연하다고 여긴 것일까? 그들의 부조리한 삶에 관심조차 없었던 것일까? 용역업체와 대학자체들도 그들이 받는 부조리함과 사회적 보호에 대한 소외를 무시한 이유가 그들을 인간이 아닌 하찮은 그 무언가로 보았기 때문은 아닐까?

이 모든 질문의 답들을 빗자루는 알고 있었다. 청소노동자들은 정확하게, 틀림없이 우리와 같은 세상을 사는 사람이었다. 그들이 느끼는 삶의 애환과 감정은 우리와 다를 게 없었다. 다만, 그들은 자신의 부조리함이 당연하다고 느껴버릴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들의 처지에 있지 않은 사람, 그러한 부조리를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서 정부에게 최저임금제를 올려달라, 고용승계를 인정해달라고 외치지 않는다. 최소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받지 못하는 삶이 얼마나 지독하고, 암흑과 같은 것을 아는 사람들이 뭉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많은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있는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권리를 되찾는 것이다. 그러나 남의 권리를 훔쳐 달아난 도둑은 이미 자기 것이 된 권리를 내놓으려 하지 않으며 싸움은 지속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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