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블랙패션의 문화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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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순수한 색감으로써 블랙 보다 도 `옷의 블랙`을 좋아한다. 내 옷장 속에 옷들은 대부분 블랙이라 엄마가 밝은 옷 좀 사라며 잔소리 할 정도이다. 나는 왜 검은색 옷을 좋아할까? 솔직히 말하자면 이렇게 고민 해 보기 전까지는 내가 검은 옷을 좋아하는 줄 모르고 있었다. 아니,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내 취향에 더 확실하게 밑줄을 긋는 느낌이었다. 검은색 코디 위에 빛나는 은색 시계를 찼을 때, 검은 레깅스에 화려한 운동화를 신었을 때, 그 포인트 아이템들이 더욱 돋보이고 시선이 집중 되는 것을 즐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검은 색을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순수하게 그것에 대한 갈망 보다 도 다른 색들을 더 좋아해서 뚜렷하게 나타내고 싶은 게 아닌가 란 모순적인 생각도 든다.
검은색은 흰색, 노란색, 빨강색, 파란색, 초록색등 모든 컬러의 총체적 집합이다. 단 한 가지라도 빠진다면 완벽한 블랙이 되지 못한다. 사람들이 편의상 검은색에 블랙이란 지시 대명사를 붙여서 부르지만, 나는 그것이 가리키고 인지하기 위한 수단 일뿐 흰색과 마찬 가지로 검은색은 색깔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블랙홀`과 같이 모든 것을 빨아 들인 집합이며 `무`의 세계에서 빛의 유/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나의 검은색에 대한 `관점`과 흔히 말하는 추구함을 나타내는 단어 `취향`, 그리고 심리학적 분석에 대해 너무나 궁금해 졌다. 이 책은 나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기도 했지만 그것을 뛰어 넘어서 심오한 학문적 접근과 방대한 역사 속에서 깊은 사고를 요구했다. 23년간 사회 속에 태어나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몸으로 느끼고 따라온 검은색의 사회적 의미가 얼추 비슷하지만 역사와 함께 의미를 부풀려온 검은색을 알고 나니 검은색이 조금 두렵기 까지 하다.

이 책은 에드가 드가의 <목화시장, 뉴 올리언스>의, 흰색과 검은색의 정확한 대조를 보여 주며 시작 한다.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들은 격식을 갖춘 활동하기 불편한 옷이지만, 오히려 검은색 속에서 편안함과 자유, 근엄함과 권위를 느낀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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