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진의 차가운 밤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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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사회를 대변하는 어머니와 신세대를 대변하는 며느리의 깊은 고부 갈등, 그 중간에서 어느 편도 들지 못하고 발언권도 미비하고 갈팡질팡하는 무력한 지식인인 남편,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너무나 차갑게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 아들… 이 작품은 이들 가족의 이야기다.
이 책을 보면 아주 세밀하고 정교하게 묘사된 인체 해부도 데생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고부간의 갈등은 마치 사랑과 전쟁의 대본을 읽는 것처럼 아주 현실감 있고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남편이 폐병에 걸려 죽기까지의 과정도 간호일지를 쓰는 것처럼 너무나 객관적으로 자세히 써있다. 약간의 환상이나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이 너무나 똑소리 나게 정확해서인지 인간미가 안 느껴질 정도이다. 이 작품은 바진이 중국인민공화국 수립 이전에 쓴 마지막 작품으로 구습과 신문화 속에서 갈등하는 중국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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