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자신이 좋아하는 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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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못이 되었다
가장먼저 떠오른 것이 정호승시인의 시였다. 나는 홀어머니와 함께 자라났다. 따라서 아버지의 부재를 느낀다. 시를 좋아하진 않지만, 우연히 본 정호승시인의 시속에서 아버지라는 시구 절을 봤을 때 멈칫했던 기억이 남았던지 이런 시가 떠올라 다시 찾아봤다. 아마 계셨더라면 구부러진 못처럼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를 볼 때마다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아마도 이런 모습이리라 생각한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을 볼 때면 정호승 시인의 표현처럼 아버지는 구부러진 못같다. 물론 어머니도 허리는 굽으셨으며, 머리는 빠지셨고, 젊을 때의 아름다움은 온대간대 없어졌고 벽에 박혀 온몸에 녹이 슬도록 가족 부양이란 무게를 맨몸이자 온몸으로 견뎌 오신 분일 것이다.
내겐 친구의 아버지를 근거하여 떠올려 보는 방법이 있다. 친구의 아버지는 온몸이 성치 못하시다. 무릎에는 관절염이 생기셨고, 눈은 돋보기 없이 볼 수 없어졌으며. 허리는 굽기 시작하셨다.
친구는 아버지를 여전히 강하고 어렸을 때 내가 봐오던 그런 듬직한 모습일 거라 생각했고 또 지금도 그렇게 여기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는 정호승시인의 시구처럼 구부러진 못이 된 것이다. 이런 믿겨지지 않는 모습을 발견했다.
우리 어머니도 이와 비슷하다.
시속에 나타난 아버지의 일생은 우리 부모님 세대의 자화상이 아닐까.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생의 한 구절을 나도 겪어야 한다는 것도 물론 그렇긴 하지만 시에 나타난 시어의 ‘아버지’처럼 한없이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하며 무엇으로 가치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