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이기호의 버니를 읽고서

소개

[독후감] 이기호의 ‘버니’를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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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소설에서 내용적 측면보다도 더 쉽게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구어체적인 문체와 ‘※ 표시’를 달고 후렴구처럼 들어있는 노래 가사 같은 부분이다. 소설의 시작도 “왔어 왔어, 나를 찾아왔어, 사무실로 왔어, 우릴 보러 사무실에 왔어”라고 랩의 형식을 빌려 서술하고 있다. 즉 랩의 리듬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하다. 랩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어서 구어체로 독자에게 직접 말하는 직접 화법이 두드러진다. 그런 문체적인 부분의 소설적 장치는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도 효과적이다. 소설의 내용이 랩퍼가 되는 ‘버니’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형식과 내용이 잘 맞아떨어진다. 게다가 서술자의 말에는 욕이 섞여 있고 어법도 상당히 불량하다. 그런 서술자 ‘나’가 들려주는 이야기 또한 바람직하다거나, 도덕적이라거나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다. 고상하지 않은 언어로 말하는 고상하지 않은 인생사이기 때문에 소설의 내용은 더욱 리얼리티에 가까워진다. 만약 고상하거나 예스러운 말투로 서술했다면, 소설의 내용이 랩의 리듬으로 구어체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보다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읽히지 않고 어색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노래처럼 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서 가벼운 분위기가 잘 전달되는데 이런 부분도 의도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랩이라는 것 자체가 방황하는 십대의 심경이나 정황, 사회와 인생에 대한 삐딱한 시각을 드러내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욕이 많이 섞여 있는 십대들의 언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랩의 형식을 빌린 구어체 언어의 서술적 특징에서 두드러지는 적나라함에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더욱 분명해진다. ‘바구니 같은 놈’이 살아가는 바구니처럼 가벼운 인생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 가려져 있는 욕망으로 얼룩진 바구니 인생들과 그들을 그런 나락으로 빠지게 만든 사회의 부조리, 사회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까지 말하고 싶은 것이다. 특히 ‘※ 표시’에서 ‘몰라’라는 구절과 ‘새는’, `바구니`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세상에 대한 불신과 잘 살고 싶어도 태어날 때부터 자기 자신은 가벼웠던 까닭에 행복이나 부, 사회의 호의를 담고 싶어도 담을 때마다 새어 나갔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