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함의 미학 -재와 빨강에 나타나는 삶의 진실

소개

한국 현대 소설
편혜영 작가의 <재와 빨강> 서평

목차

Ⅰ. 들어가며

Ⅱ. 모호함의 미학
1. 익명성
2. 소통의 일방성
3. 기억의 단절
4. 불확실성

Ⅲ. 나오며

본문내용

Ⅰ. 들어가며

‘기약없는 소액적금을 붓는 것처럼 평범하기 짝이 없던 그의 인생에서 수령이 보장된 고액보험증권’과 같은 기회라고 생각했던 파견근무에서 맞이하게 된 전염병의 창궐과 전처 살해사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 두 사건은 주인공을 고립시키게 된다. 그 고립의 골의 깊이는 너무 깊어 단순히 사회로부터의 은신이나 이탈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시적일 것만 같았던 그 이탈에서 그는 자신의 삶에서조차 중심을 잡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고, 사회로부터의 이탈, 자신의 인생으로부터의 이탈을 맞이하게 된다. 주인공이 생에 대한 열망을 보일수록 파국을 맞이하는 상황은 삶에 대한 의지가 옅어졌을 때쯤 다시 보이는 희망의 아이러니로 나타난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폭력에서도 나타나는데, 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이지만, 실제로 그 폭력성은 그로부터 시작되었고, 이야기 내내 그 역시 폭력에 계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런 고통스럽고 불편한 진실이지만, 작가는 너무 무덤덤하게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문체가 건조하기 때문일 것인데,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결코 그 불편한 진실이 간과해도 되는 작은 부분이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중요하다고 백번 강조하는 것보다 스스로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을 때 작가의 이러한 말하기 방식은 영리하고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고에서는 이런 방식에 대한 논의 중심으로 작품 『재와 빨강』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편혜영의 작가적 특성이나 주제의식에 대한 논의까지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Ⅱ. 모호함의 미학

작중인물의 행동에 대한 개연성이나 시간의 전후에 대한 그리고 사건의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는 이 소설은 어떤 의미에서 흥미진진하면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불친절하다. 전체적인 이야기에 대한 정보나 대략적인 흐름은 알 수 있으되, 세부적인 내용에 대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