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과 죽음에 대한 고착

소개

죽음은 모두를 기다린다. 대부분의 인간은 늙어가면서 죽는다. 태어나고(生), 늙고(老), 병들고(病), 죽는다(死). 이러한 생로병사의 문제는 유한의 존재로 태어난 이상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서 죽는 것은 하늘의 정한 이치. 그것은 아무도 거스르지 못하는 불변의 법칙이고 진리다. 그럼에도 고금의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늙음을 두려워했다. 고대 진나라의 진시황제는 동남동녀 수천 명을 배에 실어 보내면서 불로불사의 선약을 구해오라 했던, 그러면서 자신의 다음 1만대 황제까지의 시호를 일일이 정해놓으면서까지, 자신이 이룬 제국 뿐 아니라 그 자신의 목숨까지 영원토록 이어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런 그도 지금은 이미 2천년도 더 전의 고인이 되었다. 만승천자조차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듯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영원, 무한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늙음을 탄식하는 노래를 지어서 부르고, 죽은 뒤의 안식을 걱정하고, 그렇게 종교에 의지하고, 그러다가 죽고하기를 반복하면서 인류는 영원을 꿈꿔왔다. 어쩌면 이러한 심리는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하고 우는 어린아이와 같다. 강물로 떠내려가는 공을 보면서 우는 아이는, 자신은 그토록 건지고 싶어도 물에 떠내려가는 공을 건지지 못한다. 누군가가 도와준다면 모르지만, 대개는 그렇게 공 하나를 잃어버린다. 공이야 다시 사면 그만이지만, 나와 기억을 공유하는, 내 삶 속에 이미 녹아든 사람들은 저 강을 떠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공 하나를 잃어버려도 울며 발을 동동 구르며 답답해하는데, 강물에 떠내려가는 사람을 잡지 못하고 잡고 싶어도 잡을 길이 없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안타까운 것이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모든 살아있는 것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늙어간다고, 죽음에 가까워진다고 해서 활동하지 않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게 되면 팔다리 근육이 쇠퇴하고 무기력해지기 마련이다. 두뇌 역시 계속 사용하지 않으면 묵은 밭처럼 잡초만 무성해진다. 몸이 점점 불편해진다고 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나게 된다. 즉, 몸과 정신이 퇴행되어 죽음에 가까워 진다는 뜻이다.
노년에 이르면 인생의 종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누구나 그렇듯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시험을 치르듯이 우리는 죽음에 대비해야 한다. 죽음을 대비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배운다는 것으로, 단순히 죽음으로써 그치지 않고 그 과정과 그 후의 일들을 미리 대비하는 일이다.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끊임없이 삶을 배워왔듯이 죽음 또한 두려워하지말고 배워야 할 평생 과제이다. 즉, 죽음도 삶의 한 모습이기 때문에 거부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어떠한 삶을 살아가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즉, 살 때는 후회없이 전력을 다해서 충만하게 살아야 한다. 죽게 되었을 때 미련이 남지 않도록 자신이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봤을 때 아쉬움이 없도록 살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자기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야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삶 그 자체만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지만 마지못해 하는 일은 끌려가는 인생이 되기 때문에 삶에 대한 미련이 남게 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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