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비평_윤동주의_시세계

소개

문예 사조 및 비평 이론에 근거한 작가 및 문학 작품 비평 분석입니다.

목차

1. 부끄러움
2. 두 개의 세계, 두 개의 자아
3. 어둠과 밀실.
4. 죽음에의 강박관념.
5. 병든 청춘의 울혈과 내성

본문내용

흔히 모든 예술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자기부정과 갈등, 그리고 외부 세계로부터의 처절한 소외감이다. 윤동주의 시에서는 이러한 감정이 「부끄러움」이라는 이미지로 드러난다. 윤동주는 이렇다할 연애 행적도 보이지 않는데, 이런 점에서 그가 내성적이며 스스로의 모순과 자기 번민으로 가득 차 있는 성격의 인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또한 그가 읽는 책에 좀처럼 줄치는 일이 없을 정도로 결벽성이 심하였다고 한다. 그는 외유내강 형으로 문학에 지닌 뜻과 포부를 밖으로 내비치지 않으면서 안으로 차근차근 붓을 든다. 별안간 떠오르는 시상을 충동적으로 표현해 내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몇 주일 두고 머릿속에서 간직하여 갈고 다음에 완전한 한편의 작품이 이루어 졌을 때 문자화 시키는 버릇을 가져, 일단 완성된 작품에 손을 대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고 한다. 또한 타인의 눈에 비추어진 윤동주의 모습은 비록 술자리에서 일지라도 흐트러짐이 없는 몸가짐, 그리고 생각과 행동과의 완전한 화해를 이루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점들을 보았을 때, 윤동주 굉장히 스스로를 절제하는 사람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스스로에 대한 절제, 즉 거대한 에고는 식민지 현실 속에서 떨어진 어느 언덕에 서서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뛰어 들 수 없는 자신에




5. 병든 청춘의 울혈과 내성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 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본다
<병원>
윤동주가 1941년 연희전문 졸업 기념으로 자선 시집을 기획했을 때 시집 제목을 병원으로 붙이려 했었다는 것은 연희전문 시절 친구였던 정병욱의 회고에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윤동주는 그 이유를 ‘지금 세상은 온통 환자투성이기 때문’ 이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이 시에서 시인은 ‘병원’ 이라는 공간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자의 인상속에 자기의 존재를 조용히 삼투시키고 있다. 흰옷, 하얀 다리 등 흰빛의 창백함으로 둘러쌓인 여자는 그 이미지로 일상세계로부터 분리된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바람도 불지 않는 정적인 상태에 놓인 여자의 아픔은 타자와 나눌 수 없는 자신만의 고통으로 내면화 되고 깊어진다. 그녀는 하얀 다리를

참고자료

· 마광수, 윤동주 시 연구 서설 - 형이상시로서의 가능성과 관련하여-, 홍대논총, 1983
· 이기성, 병든 청춘의 울혈과 내성, 시와 시학, 2005
· 나희덕, ‘어둔 방’으로의 귀환, 시와 시학, 2005
· 김병택, 윤동주시의 의식과 그 의미, 한국문학연구, 1990
· 김열규, 윤동주론, 국어국문학, 1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