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창작 수필 - 표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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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창작 수필 - 표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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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는 책은 곧잘 읽는 편이지만,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영 젬병이다. 책으로서 어느 정도 상식을 받아들이고 감성은 키워나가는 반면, 드러내는 데에는 항상 한계를 느낀다. 그만큼 주관이 뚜렷하지 못한 데다, 내 의견을 피력할 줄 몰라 내 표현력은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꽤 곤란하다. 도대체 무슨 내용을 적어 내려가야 할 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글을 접하면 글을 써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표현하려하면 할수록 내 능력을 드러내는 일이라 금세 접어버리고 만다. 솔직히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내 치부를 내 보이는 것만 같아 부끄럽기만 하다. 그래서 아무도 볼 수 없는 일기장에만 하루하루를 그저 기록하고 있다. 그 내용들은 시야가 좁고, 글쓴이의 아련한 사상처럼 알맹이 없는 것들뿐이다. 내 한계를 절감하고 글을 좀 더 길게, 무조건 길게 써보는 연습을 해보자하는 나름의 운동도 시행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나에게는 곤욕이 되어 글을 쓰는 행위조차 넌더리가 나 그만 포기해버렸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공개된 공간에서 써보기도 했는데, 평소에 말할 수 없던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하지만 곧 타인에 의해 그 즐거움은 사라져 버렸다.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무언가 후련하고 통쾌한 맛을 지닌 고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을 다른 사람이 가로막는 다는 것이 일종의 월권행위로 다가왔다. 그 일로 인해 나는 그동안에 썼던 글들을 모조리 없애 버렸다. 요즘은 자유롭게 글을 쓰고 지워버리는 세상이니까 그렇게 남의 글에 간섭도 할 수 있고, 열심히 적은 글도 쉽게 지울 수 있는 것이겠지. 나는 내 소통공간을 잃어버리고 또다시 내 일기장 속으로 침잠했다. 타인에게 내 생각을 드러내기가 더 어려워지는 순간이었다.
말로써 하는 표현에 있어서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소통이야 가능하다.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누군가에게 내용을 설명해야하는 상황이 닥치면 나는 듣는 이가 상상할 수 있도록 열심히, 재미있게 이야기하려 애쓴다. 하지만 그들은 재미가 없다거나,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며 내 힘을 쪽 빼버린다. 그럼 나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그들의 관심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진 후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