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남자와 살찐 여자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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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로맨스. 한자로 浪漫이라 적고 우리말로 낭만이라고 읽지만 그 의미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듯 보인다. 사랑과 관련된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의미의 `romance`는 언어적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직감적으로 이 단어가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연애, 사랑과 관련된 단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낭만적인 사랑을 꿈꾼다. 영화나 소설에서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 낭만이 자기에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의 강도는 현저히 줄어들겠지만.
사실 Robert Coover가 쓴 단편소설 ‘마른 남자와 살찐 여자의 로맨스`는 연애의 낭만적인 사랑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는 ’엘리베이터‘란 단편소설에서도 그랬듯이 세상 속 인간의 삶, 존재적 철학에 대해 생각하고 평범하게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그 의미를 찾고자 한다.

먼저 그 자체로 무언가 어설프고 빗나간 것을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진 남자와 여자의 외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키 크고 꼿꼿하며 앙상하게 뼈만 남은 남자와 살덩이가 터지도록 부푼 여자의 로맨스. 이것은 서커스에서나 볼 수 있는 코믹한 요소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랑이 우스꽝스러운 로맨스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나를 비롯한 모두가 마른 남자들이고 너를 비롯한 모두가 살찐 여자들인 것이다. 결국 이것은 우리 자신을 비유하는 것으로 인간에게 잠재된 강박관념과 심리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심리를 이 소설 속에서 ‘마른 남자와 살찐 여자’를 통해 관찰할 수 있다.

참고자료

· 요술 부지깽이-로버트 쿠버/양은희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