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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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 아테네가 인정한 신을 믿지 않았다는 죄목. 크게 이 두가지로 인해 심판을 받게 된다. 당시 아테네 광장에서 여러 청년들과 어울려 자신의 철학을 펼치는 소크라테스를 동성연애자로 오해하기도 했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아테네가 인정한 신을 믿지 않는다는 죄목은 Daimon(다이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꼬투리 잡아, 아테네가 인정한 신이 아닌 다른 신을 믿는다고 오해하여 죄를 뒤집어씌운 것이다. 그러나 사실 다이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말은 자신의 내면에서 들리는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이라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사형을 당했고, 그는 끝까지 지나칠 만큼이나 당당했다. 그런 소크라테스의 모습이 우리에게 말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엔, 소크라테스가 죽음에 정면으로 마주 선 최초의 철학자라는 점, 죽음 직전까지도 인간의 진정한 삶의 모습을 탐구했다는 것, 또한 아테네 공동체의 질서를 누구보다 아꼈으며, 신의 뜻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그것이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한 목숨을 걸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려 한 진정한 ‘철인’의 모습을 보여준 점인 것 같다.
다만 역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보여지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어쨌든 결국 플라톤의 눈을 통해 그려진 것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완전히 왜곡된 것은 아니더라도, 소크라테스를 ‘플라톤’이라는 필터를 한단계 거쳐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