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이 내 삶에 어떻게 스며들었나?

소개

한국음악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었는지..
- 전통음악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목차

없음

본문내용

바빠서 자주 즐기지는 못하시지만 아버지의 취미 중 하나는 드라이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주말이면 가족 모두가 드라이브를 즐기곤 한다. 차가 막혀서 짜증이 났던 적도 있고, 그래서 분위기가 싸늘해졌던 적도 있고, 그러다가 길에서 파는 뻥튀기에 다시 분위기가 좋아졌던 적도 있고, 가끔씩은 마냥 차를 타고 달리다 너무 먼 곳까지 가버려 민박집이나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도 있다.
다양한 경험과 추억이 있지만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음악. 아버지께서 워낙 음악을 좋아하시는 덕분에 차 안에는 음악 CD가 가득하다. 클래식, 가요, 그리고 아버지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국악 CD까지. 어린 마음에 클래식도 국악도 다 싫고 가요 CD만을 고집했지만 아버지는 국악 CD를 적어도 한 번은 틀어야 만족을 하셨다. 판소리부터 단소, 가야금 음반과 사물놀이.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나에게 국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참 많이 선물해주셨다.
1993년.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일곱 살 꼬맹이 시절. 다른 친구들은 다들 ‘오즈의 마법사’라던가 ‘흥부 놀부’와 같은 어린이 뮤지컬을 보러 다닐 시절에 나는 아버지 손을 잡고 극장에 갔다. 지금처럼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던 시절도 아닌지라 어른들뿐이던 어두운 곳이 무섭기만 했지만 과자의 유혹에 넘어가 아버지와 극장 맨 뒷줄에 앉았다. ‘무슨 만화를 보여주는 곳일까’라는 나의 기대와 함께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김명곤, 오정해 주연의 “서편제”.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뿐더러 소리만 질러대는 여자가 시끄러웠고 계속 깨워대는 아버지 때문에 마음 편히 졸지도 못한 채 그냥 과자만 먹어댔다. 중고등학생이 되어 국어시간과 음악시간에 ‘서편제’에 대해 배울 때가 되어서야 ‘서편제’의 내용을 알았고, <한국음악의 이해> 수업시간에 “서편제”를 잠깐 보고나서야 그 때의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일곱 살. 아는 것이라곤 엄마, 아빠, 장난감과 과자, 만화영화뿐인 꼬맹이가 대체 무얼 안다고 아버지는 나를 데려가 “서편제”를 보여주신 것일까? 가끔 아버지께 여쭈어보면 “좋잖아~ 니 주위에서 서편제 개봉했을 때 극장에서 본 사람 찾아봐라. 아무도 없을걸!?”이라는 대답만 돌아온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