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영화 비교분석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최초 등록일
- 2001.05.20
- 최종 저작일
- 2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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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처음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서로 돕고 사는게 대학생의 도리라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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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박종원 감독이 이문열의 1987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을 영화화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소설이라는 2차원적 매체를 영화라는 3차원적 매체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혹은 변형이 심하지 않은 작품이다. 우선 주인공인 1인칭 화자의 회상에 의존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그렇고,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주요 사건들, 예컨대 점심시간에 급장인 엄석대에게 물을 떠다 바치기를 한병태가 거부하는 것, 윤병조의 라이터 사건과 이로 인해 한병태가 담임의 미움을 받게 되는 일, 유리창 청소 검사를 놓고 일어나는 갈등과 한병태의 굴복 등도 영화 속에 그대로 차용돼 있다. 어떤 장면에서는 소설의 대화나 지문이 거의 그대로 등장한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영화의 흐름이 바뀔 때 이를 설명하기 위해 나오는 한병태의 내레이션에서 특히 그런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그렇다고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같은 시각에 놓고 볼 수는 없다. 그 둘의 차이는 영화와 소설이라는 매체적 특성의 차이 보다는 감독 박종원과 소설가 이문열의 인식의 차이에서 연유하는 것처럼 보인다(이것은 예컨데 「태백산맥」이 전자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내보이는 것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박종원은 무엇보다 영화에 현실을 개입시키고 싶어한다. 소설에서는 그 시간적 배경으로 간략히 언급되고 있을 뿐인 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까지의 사회상황이 영화에서는 이야기의 전개와 세심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한병태가 급우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영화관에 데리고 갔을 때 '대한 늬우스'에 출연한 이승만의 득의양양한 모습, 6학년에 진급한 뒤 3·15 부정선거에의 저항을 암시하는 '자유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새 담임선생님의 첫 수업, 그리고 4·19 혁명의 시위모습들(이것들은 모두 소설에는 없는 장면들이다) 같은 시대상이 엄석대의 흥망과 정확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 박종원 감독은 소설에서는 일반적인 독재자의 전형 정도로 묘사되고 있는 엄석대를 이승만이라는 현실의 독재자와 겹쳐놓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마무리도 인상적이다. 소설은 엄석대가 기차역에서 형사들에게 붙잡히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권선징악 혹은 휴머니즘의 상식적인 결론인만큼 다소 맥빠지는 것도 사실인데 영화는 이 장면을 과감히 생략하고 최선생(5학년 담임선생님)의 죽음에 엄석대가 조화(弔花)를 보내오는 데서 끝난다. 소설에서와는 달리 엄석대가 사회적으로 성공했음을 암시함으로써 현실의 부정적 속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이다. 이같은 감독의 의도는 엄석대의 잘못이 밝혀졌을 때 그를 옹호하던 선생님들이 보여준 희화적 모습, 어른이 된 한병태 급우들의 비굴하거나 거만한 태도, 정의의 수호신처럼 여겨지던 김선생(6학년 담임선생님)의 변절 등에서도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참고 자료
영화보기와 영화 읽기 조셉 보그스 지음
제 3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