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양극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그리고 과제 : 레비츠키와 지블랫의 논의를 중심으로 (The Crisis of Democracy amid Political Polarization : Challenges and Implication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인문사회과학회
· 수록지 정보 : 현상과 인식 / 49권 / 1호 / 223 ~ 242페이지
· 저자명 : 정인관

초록

현대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저서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에서 미국 정치의 양극화와 민주주의 후퇴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혁 방안을 제시한다. 전작인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가 트럼프 정부 등장과 선출된 독재자의 위험을 경고했다면, 여기에선 정치적 양극화가 제도의 취약성과 결합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저자들은 미국 헌법이 소수지배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선출되지 않은 집단이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하는 상황을 지적한다. 정당 간 대립이 심화되며 토론과 타협은 사라지고 승자독식의 정치 문화가 자리 잡았다. 미국 민주주의는 시민권 평등을 거쳐 발전해왔으나, 최근 수십 년간 급격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극단적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특히 상대 진영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갈등은 제도적 남용을 일상화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위기는 여러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연구들은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극우와 극좌 포퓰리즘의 부상과 정체성 정치의 확산이 민주주의 퇴행을 촉진한다고 본다. 특히 SNS와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은 정보 편향을 가속화하며, 시민들이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만을 소비하게 만들었다. 이는 정치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타협과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에서도 최근 정치적 극단주의와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민주주의의 제도적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2019년 이후 선거법 개정, 검찰 개혁, 언론법 개정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대립이 극단화되었으며, 법적·제도적 논의보다 정파적 이해관계가 우선시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또한, 주요 정치 이슈가 정책적 논의보다 이념적 대립으로 변질되면서 시민들의 정치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레비츠키와 지블랫의 분석은 한국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타협과 제도적 개혁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이를 위해 정당 간 협력의 문화를 조성하고, 선거제도를 개혁하여 다양한 정치 세력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영어초록

Crisis of democracy is intensifying in contemporary society. The Tyranny of the Minority written by Steven Levitsky and Daniel Ziblatt analyze the structural causes of political polarization and democratic backsliding in America, proposing reforms to address these challenges. While their previous work How Democracies Die warned of elected autocrats, this book examines how political polarization combines with institutional vulnerabilities to threaten democracy.
The authors argue that the U.S. Constitution contains structural limitations enabling minority rule, particularly through unelected bodies like Supreme Court and the electoral college vote. As Democratic-Republican antagonism has intensified, a progressive erosion of dialogue and compromise in political discourse fosters a "winner-takes-all" political culture. While American democracy progressed through civil rights equality among races, extreme polarization has intensified amid recent socio-structural changes, with conservative and progressive factions viewing opposition with increasing hostility.
This democratic crisis extends beyond the United States to various developed nations. Recent studies suggest that far-right and far-left populism and identity politics promote democratic backsliding. Social media have accelerated information acquisition bias, leading citizens to consume only belief-reinforcing information, thereby intensifying polarization and complicating democratic compromise.
In Korea, recent political extremism and polarization have exposed democratic institutional vulnerabilities. Since 2019, confrontations over electoral law, prosecution reform, and media law revision have prioritized partisan interests over institutional discourse. As political issues devolve into ideological conflicts, citizen fatigue increases. Levitsky and Ziblatt’s analysis provides crucial insights for understanding Korea’s situation, emphasizing the necessity of political compromise and institutional reform for democratic maintenance.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