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혐오에 대한 철학적 탐사 아우렐 콜나이, 『혐오의 현상학』, 하홍규 역, 한울, 2022 (Book review)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문화사회학회
· 수록지 정보 : 문화와 사회 / 31권 / 2호 / 147 ~ 161페이지
· 저자명 : 윤지영

초록

오늘날의 사회를 혐오 사회로 진단하는 이들은 점점 늘어나지만 정작 혐오에 대한 분석의 밀도는 차곡차곡 누적되어 있지 않다. 대신, 서로를 혐오의 발원지로 지목하는 진영 논리만 두터워지고 있다. 혐오의 발흥을 한탄하며 이것의 제거와 근절은 외쳐대지만 혐오란 대체 무엇이며 이것이 지향하는 바, 목적으로 하는 바는 무엇이며 혐오가 증오, 두려움 등의 다른 감정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가 정치하게 탐색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이것의 입체적 복합성에 대한 개념 도면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혐오의 미로에 갇혀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혐오를 현상학적으로 조망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혐오에 대한 정치학적, 역사학적, 법제적 접근이 아닌, 현상학적 접근이라는 철학적 분석의 지평 속으로 뛰어드는 일이다.
이 책은 배리 스미스와 캐롤린 코스마이어가 아우렐 콜나이(Aurel Kolnai)의 혐오에 대한 저작 2편을 묶어 『혐오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2004년에 영어로 출판한 것을 『혐오의 현상학』이라는 제목으로 2022년에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혐오에 관하여』(On disgust)라는 제목이 주제의식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혐오의 현상학』이라는 제목은 학문적 방법론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이는 콜나이가 채택한 분석틀이 다른 접근법과 차별화되는 특이성을 가짐과 동시에 그가 채택한 학문적 방법론의 엄밀성에 주목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제목 변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혐오에 관한 저서들(밀러, 2022; 맥긴, 2022: 매슈, 2022)이 풍성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혐오에 관하여』라는 제목을 채택했었다면 기존 저서들과의 차이점이 잘 드러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혐오의 현상학』이라는 제목을 채택함으로써 혐오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경로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매우 탁월한 제목 선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영어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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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