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이유를 알아야 하는 이유:근대적 자살 이해에 대한 사회이론적 논의 (Why do we know the cause of suicide?:A sociotheoretical approach on the modern understanding of suicide)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이론사회학회
· 수록지 정보 : 사회와 이론 / 12호 / 293 ~ 326페이지
· 저자명 : 천선영

초록

이 논문의 질문은 왜 자살률이 증가하는가 또는 어떻게 하면 자살률을 낮출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다. 궁금한 것은 오히려 근대사회가 왜 자살의 이유 발견에 몰두하는가 하는 데 있다. 그런데 널리 알려진 바대로 자살의 이유를 알아낸다는 것도, 예방한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근대사회는 자살의 이유 발견과 그것의 규명에 기초한 자살 예방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 글쓴이는 이 글에서 근대사회가 자살의 이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개인-존재론적 차원을 넘어 집단-존재론적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사회이론적 시각에서 보여주고자 했다. 즉 근대사회가 자살의 이유에 보이는 관심의 본질은 ‘삶의 권력’으로서 이전과는 다른 자살 이해를 갖게 된 근대사회의 기본적 구조와 관련되어 있으며, 개인의 안녕이 아닌 사회 전체의 ‘가장된’ 안정성 유지에 있다는 것이 이 글의 기본주장 중 하나이다.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힘을 그 기반으로 하는 전통 사회에서의 권력과 달리 근대사회는 삶을 낳고 증대하고 조직하는 생체통제권력(bio-power)으로 스스로를 표상하는, 구성원들을 살게 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는 권력이며 그 결과 삶의 안정성에 대한 기대가 급속하게 증대되어왔다. 이런 사회에서 구성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는 사회의 구성 원리와 자기 이해에 대한 전면적 도전이자 치명적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이 특정한 시점, 특정한 지역사회의 자살률 증감과 상대적으로 무관하게 근대사회에서 자살의 근원적 예방 불가능성이 의도적으로 외면되며 자살을 둘러싼 지속적이고 집요한 ‘기만 구조’가 구축되는 까닭이며, 설명되지 않는 자살이 사회의 ‘좌절과 분노’를 자아내는 진정한 이유인지도 모른다. 자살이 예방될 수 없다면 적어도 자살의 이유는 밝혀진 것으로 간주되어야 하고, 유형화될 수 있어야 하므로……

영어초록

This paper does not aim to determine why the suicide rate is increasing or how suicide cases can be reduced. Instead, this paper asks why modern society will and should know the cause of suicide. But as it is known, it is quiet difficult to determine ‘the’ cause of suicide and to prevent it. Nevertheless modern society hangs on this task. Why? In this thesis, it will be shown that the finding on the cause of suicide is not a matter of individual existence but of society’s collective existence. So, one of the fundamental arguments of this paper is that the nature of modern society’s concern regarding the cause of suicide is to somehow safeguard the stability of society, not for any individual’s well-being: Suicide is the total challenge and fatal menace in the face of the modernity, and it is a direct opposite to ‘bio-power’ that makes, increases and organizes the human life, unlike with traditional power such as a power of threats and fear of death. Suicide is absolutely against structural principle and self-understanding of modern society. This is perhaps ‘the’ reason why modern society tends to look away the principal impossibility of preventing suicide and the unexplainable suicide causes ‘collective frustration and anger’. If it is impossible to prevent suicide, the cause of the suicide can be considered as known and can be at least made stereotypical.

참고자료

· 없음